변호사 · 변리사도 "구로 디지털단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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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동 디지털단지에서 조그만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올초 거래처에 제품을 납품하고 서비스 용역 직원까지 파견했다가 해당 업체와 분쟁이 생기면서 대금 일부를 받지 못하는 일을 겪었다.
난감해하던 김 사장은 그러나 구로구 상공회 모임에서 만난 한 변호사의 도움으로 의외로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이 변호사가 계약서 내용을 훑어보고 거래처에 각종 내용증명과 이행통보서 등을 발송하면서 거래대금 전부를 회수할 수 있었던 것.최근 김 사장은 아예 한달에 50만원씩 비용을 지불하고 경영 전반의 법적 문제에 대해 자문을 받고 있다.
서초동 '법조타운' 등 법원 근처에 오밀조밀 모여 있던 법무법인과 법무사 사무실이 이젠 고객을 찾아 구로동 디지털단지로 몰려들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으로,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1단지 근처에는 즐비한 아파트형 공장 건물마다 각종 법률 세무.회계 등 서비스 업체들의 간판이 걸려 있을 정도다.빠르게 수가 증가하는 중소기업 및 벤처회사들을 타깃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변호사 및 법무사들에게 이 곳은'블루오션'인 셈이다.
지난 4월 본격적으로 문을 연 법무법인 율진의 경우 현재 3명의 변호사가 이곳에 상주한다.
이 회사는 서초동에 주 사무소가 있다.노영희 변호사는 "형사 송무 사건은 주로 서초동이 독차지하고 있고 대기업은 대형 로펌들이 나눠서 수주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법률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은 없지만 그 필요성이 상존하는 중소기업들을 공략하기 위해 이곳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변호사 30명, 법무사 30명으로 급증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구로디지털단지에는 약 30명의 변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개인 사무실이 아닌 법무법인도 2000년 1개, 2004년 1개, 2006년에 1개씩 생겨나더니 올해에만 율진 일조 디지털밸리 등 3개가 한꺼번에 문을 열었다.
대체로 분사무소 형태이긴 하지만 법률 서비스 공급자들이 이 지역에 주목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주식회사나 상장사들도 생겨나면서 임원변경이나 사옥 이전, 부동산 매매 등 각종 등기업무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역시 이 지역에만 30여명의 법무사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3년 이 곳에 진출했던 투모로그룹의 민경화 법무사는 "당시만 해도 법무사나 변호사 사무실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지난 2~3년 사이 그 숫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민 법무사는 "특히 중소기업 사장들은 예전에 서초동이나 강남으로 법무사를 찾아갔지만 이제는 단지 내 전문가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원스톱 서비스'로 차별화
무엇보다 '원스톱 서비스'제공이 이들의 차별화 전략이다.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입장에서 법률 서비스란 소송 등 '일이 터져야' 비로소 찾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변호사나 법무사들은 거래 계약서 검토, 자금조달, 주식매매 관련 업무, 경영권 방어 등 법률과 연결되는 경영 전반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이 지역은 기술 중심의 벤처기업이 많아지면서 특허 및 실용신안 문의가 급증했고 취업자 수도 1998년 2만5000명에서 올해 9만2000명으로 3.7배가량 늘어나 노무분쟁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편이다.
현재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무사와 변리사도 각각 70여명과 37명선에 달한다.
물론 고충도 있다.
법무법인 등은 취득세나 등록세가 저렴해 창업에 유리한 제조업체들과는 달리 특혜라고 해봤자 다소 싼 임대료가 고작이다.
또 아직은 중소기업인들의 '법률 마인드'가 충분치 않아 월 5시간 등으로 약정한 시간을 초과해 자문 해 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그러나 법무법인 일조의 임인섭 변호사는 "법률 서비스 주체들의 '탈(脫) 서초동'바람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난감해하던 김 사장은 그러나 구로구 상공회 모임에서 만난 한 변호사의 도움으로 의외로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이 변호사가 계약서 내용을 훑어보고 거래처에 각종 내용증명과 이행통보서 등을 발송하면서 거래대금 전부를 회수할 수 있었던 것.최근 김 사장은 아예 한달에 50만원씩 비용을 지불하고 경영 전반의 법적 문제에 대해 자문을 받고 있다.
서초동 '법조타운' 등 법원 근처에 오밀조밀 모여 있던 법무법인과 법무사 사무실이 이젠 고객을 찾아 구로동 디지털단지로 몰려들고 있다.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으로,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1단지 근처에는 즐비한 아파트형 공장 건물마다 각종 법률 세무.회계 등 서비스 업체들의 간판이 걸려 있을 정도다.빠르게 수가 증가하는 중소기업 및 벤처회사들을 타깃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변호사 및 법무사들에게 이 곳은'블루오션'인 셈이다.
지난 4월 본격적으로 문을 연 법무법인 율진의 경우 현재 3명의 변호사가 이곳에 상주한다.
이 회사는 서초동에 주 사무소가 있다.노영희 변호사는 "형사 송무 사건은 주로 서초동이 독차지하고 있고 대기업은 대형 로펌들이 나눠서 수주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법률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은 없지만 그 필요성이 상존하는 중소기업들을 공략하기 위해 이곳에 진출했다"고 말했다.
◆변호사 30명, 법무사 30명으로 급증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구로디지털단지에는 약 30명의 변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개인 사무실이 아닌 법무법인도 2000년 1개, 2004년 1개, 2006년에 1개씩 생겨나더니 올해에만 율진 일조 디지털밸리 등 3개가 한꺼번에 문을 열었다.
대체로 분사무소 형태이긴 하지만 법률 서비스 공급자들이 이 지역에 주목하는 것만은 확실하다.
주식회사나 상장사들도 생겨나면서 임원변경이나 사옥 이전, 부동산 매매 등 각종 등기업무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역시 이 지역에만 30여명의 법무사가 등록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3년 이 곳에 진출했던 투모로그룹의 민경화 법무사는 "당시만 해도 법무사나 변호사 사무실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지난 2~3년 사이 그 숫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민 법무사는 "특히 중소기업 사장들은 예전에 서초동이나 강남으로 법무사를 찾아갔지만 이제는 단지 내 전문가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원스톱 서비스'로 차별화
무엇보다 '원스톱 서비스'제공이 이들의 차별화 전략이다.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입장에서 법률 서비스란 소송 등 '일이 터져야' 비로소 찾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변호사나 법무사들은 거래 계약서 검토, 자금조달, 주식매매 관련 업무, 경영권 방어 등 법률과 연결되는 경영 전반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이 지역은 기술 중심의 벤처기업이 많아지면서 특허 및 실용신안 문의가 급증했고 취업자 수도 1998년 2만5000명에서 올해 9만2000명으로 3.7배가량 늘어나 노무분쟁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편이다.
현재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무사와 변리사도 각각 70여명과 37명선에 달한다.
물론 고충도 있다.
법무법인 등은 취득세나 등록세가 저렴해 창업에 유리한 제조업체들과는 달리 특혜라고 해봤자 다소 싼 임대료가 고작이다.
또 아직은 중소기업인들의 '법률 마인드'가 충분치 않아 월 5시간 등으로 약정한 시간을 초과해 자문 해 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그러나 법무법인 일조의 임인섭 변호사는 "법률 서비스 주체들의 '탈(脫) 서초동'바람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