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브레라, 우즈 꺾고 US오픈 우승] 우즈 징크스에 또 '눈물'

타이거 우즈는 3라운드까지만 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선두에 2타 뒤졌지만 챔피언조로 플레이하면서 우즈 앞에서 무너지지 않은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3라운드에서는 18개홀 중 17개홀에서 버디 기회를 만들 만큼 송곳 같은 아이언샷을 구사하던 터였다.그러나 최종일엔 양상이 달랐다.

웨지샷은 홀에서 멀어졌고 결정적 퍼트는 홀을 외면했다.

마지막 세 홀에서 버디 하나만 잡았어도 카브레라와 동타를 이룰 수 있었으나 승리의 여신은 끝내 우즈를 외면했다.16번홀(파3)에서 2m 버디퍼트가 홀을 비켜가더니 '버디 홀'인 17번홀(파4·길이 306야드)에서는 3번우드 티샷이 벙커 깊숙한 곳에 빠지는 바람에 가까스로 파를 잡으며 추격 기회를 잃었다.

18번홀(파4)에서는 티샷이 러프에 떨어진 뒤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으나 9m 거리의 버디퍼트는 홀 옆 30cm 지점에 멈추고 말았다.

마지막 32개 홀에서 단 하나의 버디밖에 기록하지 못한 것이 메이저 대회에서 두 번 연속 2위에 그친 요인으로 보인다.우즈는 메이저대회 3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서지 못하면 우승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도 이어가게 됐다.

짐 퓨릭도 아쉽기는 마찬가지.퓨릭은 카브레라 등 4명과 함께 '더블 보기'나 '트리플 보기'를 기록하지 않은 선수.샷이나 게임 운영이 견실했다는 증거다.

퓨릭은 최종일 16번홀까지 바로 앞에서 플레이한 카브레라와 공동 선두였다.문제의 17번홀.파4로는 아주 짧은 홀로 버디를 노려볼 만했다.

시즌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 274.2야드로 투어 내에서도 '단타자'(랭킹 171위)에 속하는 퓨릭은 '위험하지만 보답이 따를 수 있는 길'을 택했다.

드라이버로 '1온'을 노린 것.

그러나 티샷은 왼쪽 러프에 빠졌고 두 번째 샷마저 그린에 못 올려 결국 3온2퍼트로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공동 선두에서 1타차 2위로 떨어진 퓨릭은 마지막 홀에서도 그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2년 연속 이 대회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