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얕보지 마라..올 수익률 외국인보다 나아"

"개미들 얕보지 마라..올 수익률 외국인보다 나아"
투자주체들의 치열한 공방 속에서도 19일 코스피 지수는 1800선을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물을 소화해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개인의 증시 영향력이 점점 커져가면서 서서히 주도권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과거와 달리 개인 투자자들의 종목 선정 능력도 많이 좋아져 성적도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20일 "과거 개인들은 수급의 결집력과 지속력이 부족해 주가와 반대 리듬을 타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1500포인트 돌파 후 개인의 증시 영향력이 점증하고 있다"며 "'개미'들을 얕봐선 안된다"고 말했다. 코스피 지수가 300포인트 상승해 1800선을 돌파할 때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2000억원, 50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개인은 1조7000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다는 점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다는 표현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60조원을 넘긴 주식형 펀드 잔고 등 기관의 수급이 강화된 것도 개인 투자자들의 간접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점에서 기관 수급 역시 개인 투자자들의 시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개인들의 종목선정 능력 역시 올들어 상당히 좋아졌다"면서 "수익률 게임의 성적표가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올해 수익률은 지수는 물론 외국인 수익률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2005년에는 기관과 외국인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오히려 손해를 봤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매수로 손실을 경험했지만 철강과 조선 등 중국관련 주식 및 지주사 전환 기대주를 적절히 편입한 덕에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다만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도력을 가지게 된만큼 가격 변동 리스크 역시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예로 신용잔고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개인들은 6월 이후 순매수 금액의 48%를 증권주에 베팅했는데, 이는 빌린 돈의 절반 가까이를 증권업종에 쏟아부은 셈이라고 설명.

증권주들의 성장성을 부정하진 않지만 개인들이 특정 업종의 고유 리스크를 과도하게 짊어지고 가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관과 외국인의 차익실현이 지속될 경우 1800선 유지는 개인에게 달려 있는데, 이는 곧 증권주에 대해 기관과 외국인이 어디까지 차익실현을 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추세 상승은 믿어 의심치 않지만 순환매 업종을 따라잡기 보다는 가격 메리트가 크고 변동성이 낮은 업종의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