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남자의 여자' 배종옥 "'화영'도 지나고 보니 불쌍하더라구요"

SBS 라디오(103.5MHz)'백지연의 SBS전망대' 20일 방송에는 19일 38.7%라는 높은 시청률(TNS기준, 서울 수도권은 40.3%)로 종영된 화제의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의 여자주인공 지수역의 배종옥과의 전화연결로 관심을 모았다.

백지연 앵커는 먼저 배종옥에게 "고생 많으셨다"며 인사를 건내었다. 이어 "지수는 남편과 가족을 위해서, 또 아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한국 전통 주부의 모습"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자 배종옥은 "4개월간 지수로 살면서 지수라는 역할과 동일시되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자기가 모든 것을 걸고 살았던 어떤 사람으로부터 외면당한 건데, 그 고통이 마음으로 느껴져서 지수역을 하는 내내 많이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어 백 앵커는 시청률을 언급하며 드라마가 반향을 일으킨 이유에 대해 묻자 배종옥은 "많은 중년의 주부들이 저희 드라마 이야기에 공감해 주셨던 것 같다"며 “지금 당장 닥친 일은 아니어도 ‘아, 그럴 수 있겠구나. 그렇게 되면 어떡하지?’ 그런 의미를 좀 받아들이신 것 같고 그 안에서도 지수를 자기와 동일시했던 부분들이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드라마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상황 상황들이 너무 절실하고 현실감 있게 다가갔다. 그 안에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김수현 선생님께서 족집게로 뽑아내듯이 그렇게 잘 표현해 주셔서 그런 걸 보면서 아프기도 하고 기분좋기도 하고, 또 충격적이기도 하고 그런 감정들을 시청자들이 같이 느끼시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백앵커는 김수현 작가와 같이 작업하는 느낌을 물었고, 배종옥은 “선생님하고 제가 십 몇 년 전에 목욕탕집 남자들 했었다. 그 때도 참 재밌었고, '아 선생님이 어떻게, 나란 사람에 대해서 어떻게 잘 아실까?’ 사실 별로 얘기도 안 했었고, 드라마 하는 동안에는 서로가 각자의 일이 바쁘기 때문에 사담을 나누거나 얘기를 나눌 시간이 별로 없었다"며 "그러나 참 너무나 잘 써주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십 몇 년 만에 다시 만나서 작업을 하면서 '정말 대단하시구나, 어떻게 인간의 마음과 각자 배우의 장점들을 저렇게 잘 표현해 주실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드라마의 대가'라는 그 말이 다시 한 번 실감나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백지연 앵커는 극중 친구 화영을 나중에는 보듬어주기도 했는데, 실제 연기하면서 공감했는지 물었고, 배종옥은 “사실 처음에는 좀 공감이 안 됐는데,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용서하는 게 드라마 중후반을 이루는 가장 큰 감동의 라인이었다”며 “인생 전반에 걸쳐서 딱 지금이 아니라 나이 들어서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지 않나?’‘아, 그럴 수도 있지’ ‘내가 저지른 일이 아니라고 해서 그럴 수 없다고 어떻게 내가 감히 판단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큰 쪽으로 생각했을 때 가능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백 앵커는 “화영이 밉지는 않았느냐?”고 넌지시 물었는데 “때로는 밉기도 했는데 때로는 참 공감이 가면서 불쌍하기도 했어요”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이어서 백 앵커는 배종옥씨와 김희애씨의 역할이 서로 바뀐 게 아닌가 라는 질문도 던졌는데. 배종옥은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건 김희애씨의 캐릭터가 현모양처의 역할들을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백지연은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물었고, 배종옥은 “제가 이제까지 맡았던 어떤 역할로부터 다른, 조금이라도 다른 그런 캐릭터들을 통해서 계속해서 변신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내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방송내내 화제를 몰고왔던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는 6월 20일 오후 6시 30분부터 SBS 1층 아트리움에서 종방연을 가지는 걸로 지난 4월 2일부터 시작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날 종방연에는 김수현 작가와 정을영PD를 비롯해, 주인공인 김희애, 배종옥, 김상중, 하유미, 김병세, 이종원 등이 참석하고, 감사패를 전달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이는 SBS 홈페이지(www.sbs.co.kr)을 통해 인터넷 생중계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