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월간 출근 않고도 임금받아…감사원이 밝힌 정부산하기관 도덕적 해이 실태
입력
수정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마치 '고구마 덩굴 같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이 20일 발표한 95개 정부 산하기관의 경영혁신 추진 실태 감사 결과(2006년 4∼6월)에 따르면 비자금 조성에서 과도한 인건비 인상,부당한 수의계약 등 줄줄이 적발된 이들 기관의 위법·불법 사례는 모두 115건에 달했다.
◆업체와 짠 비자금 조성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2001년 12월부터 2006년 4월 사이 홍보용 달력,쇼핑백,고객성적서 보호용 비닐파일 구매 등 모두 29건을 긴급 발주하면서 S종합인쇄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기관은 계약을 체결하기 전 미리 계약 내용보다 적은 수량을 납품받고 차액을 되돌려받기로 공모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총 24회에 걸쳐 1억5400만원을 돌려받는 등 1억8570만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노동조합 집행부 등에 향응을 제공하거나 간부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이에 관련자 문책과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토록 산업기술시험원에 통보했다.
부당하게 비자금을 조성한 전 원장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임금 인상은 내 맘대로
에너지관리공단은 2005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정부의 예산 편성지침 등에 따라 인건비를 3% 인상할 것이라며 국회 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실행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인건비 인상분 5억5200만원을 추가로 반영하는 등 승인받은 금액보다 13억1200만원을 증액해 산업자원부로부터 다시 확정받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또 노동조합과 인건비 인상 협상을 하면서 정원과 현원 차이에 따른 인건비 잔액,퇴직급여 충당금 등 8억9900만여원을 추가적인 인건비 인상 재원으로 활용,총액 기준 12.4%를 인상했다.
◆신이 내려준 재택근무?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재택근무 기간에 상관없이 기본급의 75%를 계속 지급(2005년 재택근무자 임금 총 41억여원)했다.
일부 직원은 최장 2년1개월이나 출근하지 않은 채 임금만 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정기상여금 지급률을 400%로 적용해 예산을 편성하고도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정·현원 차이 등으로 발생한 인건비 잔액을 중소기업청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지급했다.
이어 정기상여금 명목으로 30%씩 총 16억6500만여원을 추가로 지급했는가 하면 특별상여금 명목으로 모두 16억3900만여원 등 33억400만여원을 부당 집행했다.
◆특혜계약,경비도 전가
한국공항공사는 2005년 3월 소방차 1대 등(5억9000만여원 상당)을 구매하면서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L사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12월 활주로 제설차 3대(13억4767만여원)를 구매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계약했다.
L사의 장비 성능이 떨어져 입찰 참여가 어렵게 되자 아예 입찰 기준을 낮춘 후 저가로 입찰토록 해 낙찰받게 하는 등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은 방만하게 집행한 운영 경비를 아무런 검토 없이 모두 검사수수료에 반영했다.
그 결과 2002년 석유제품 1ℓ당 0.122원이던 검사수수료가 2005년 0.296원(인상률 58.2%)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
감사원이 20일 발표한 95개 정부 산하기관의 경영혁신 추진 실태 감사 결과(2006년 4∼6월)에 따르면 비자금 조성에서 과도한 인건비 인상,부당한 수의계약 등 줄줄이 적발된 이들 기관의 위법·불법 사례는 모두 115건에 달했다.
◆업체와 짠 비자금 조성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2001년 12월부터 2006년 4월 사이 홍보용 달력,쇼핑백,고객성적서 보호용 비닐파일 구매 등 모두 29건을 긴급 발주하면서 S종합인쇄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기관은 계약을 체결하기 전 미리 계약 내용보다 적은 수량을 납품받고 차액을 되돌려받기로 공모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총 24회에 걸쳐 1억5400만원을 돌려받는 등 1억8570만원의 비자금을 만들어 노동조합 집행부 등에 향응을 제공하거나 간부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이에 관련자 문책과 이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토록 산업기술시험원에 통보했다.
부당하게 비자금을 조성한 전 원장에 대해선 검찰에 수사요청했다.
◆임금 인상은 내 맘대로
에너지관리공단은 2005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정부의 예산 편성지침 등에 따라 인건비를 3% 인상할 것이라며 국회 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실행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인건비 인상분 5억5200만원을 추가로 반영하는 등 승인받은 금액보다 13억1200만원을 증액해 산업자원부로부터 다시 확정받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또 노동조합과 인건비 인상 협상을 하면서 정원과 현원 차이에 따른 인건비 잔액,퇴직급여 충당금 등 8억9900만여원을 추가적인 인건비 인상 재원으로 활용,총액 기준 12.4%를 인상했다.
◆신이 내려준 재택근무?
한국건설관리공사는 재택근무 기간에 상관없이 기본급의 75%를 계속 지급(2005년 재택근무자 임금 총 41억여원)했다.
일부 직원은 최장 2년1개월이나 출근하지 않은 채 임금만 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정기상여금 지급률을 400%로 적용해 예산을 편성하고도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정·현원 차이 등으로 발생한 인건비 잔액을 중소기업청장의 승인을 받지 않고 지급했다.
이어 정기상여금 명목으로 30%씩 총 16억6500만여원을 추가로 지급했는가 하면 특별상여금 명목으로 모두 16억3900만여원 등 33억400만여원을 부당 집행했다.
◆특혜계약,경비도 전가
한국공항공사는 2005년 3월 소방차 1대 등(5억9000만여원 상당)을 구매하면서 수의계약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L사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12월 활주로 제설차 3대(13억4767만여원)를 구매할 때도 같은 방식으로 계약했다.
L사의 장비 성능이 떨어져 입찰 참여가 어렵게 되자 아예 입찰 기준을 낮춘 후 저가로 입찰토록 해 낙찰받게 하는 등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은 방만하게 집행한 운영 경비를 아무런 검토 없이 모두 검사수수료에 반영했다.
그 결과 2002년 석유제품 1ℓ당 0.122원이던 검사수수료가 2005년 0.296원(인상률 58.2%)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