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정부에 핵심정책 수정 권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조치들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민간부문의 주택 공급을 감소시켜 주택가격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이미 단기외채의 두 배를 넘어섰기 때문에 추가로 적립할 필요가 없으며,정규직에 대한 보호 수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OECD는 20일 발표한 '한국 경제 보고서'에서 "수도권,특히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것은 민간의 주택 공급이 감소한 가운데 양질의 생활 여건을 찾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분양가를 억제하는 조치를 장기간 시행할 경우 주택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집값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은 곤란

OECD는 "2000년 이후 한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OECD 회원국 평균에 비해 낮았지만 수도권,특히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은 급등했다"고 밝혔다.그 이유로 '민간주택 공급 감소'와 '생활 여건이 좋은 주택 수요 증가'를 꼽았다.

서울 강남 문제는 '수요와 공급' 문제라는 얘기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토지 이용 및 주택 공급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해 민간부문의 주택 공급을 촉진하고,주택시장 내에서 경쟁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권고했다.OECD는 이와 함께 "통화정책은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한 수단"이라며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비판했다.

한은이 지난해 말 지급준비율을 인상한 것에 대해 "유동성 증가를 억제하면서 주택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수도권 등 특정지역에 국한된 주택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의 정책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이 주택가격 안정에 개입할 경우 상품과 서비스 가격 안정이라는 통화정책의 기본 목표를 소홀히 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해야

OECD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하면서 비정규직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정규직에 대한 보호 수준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비정규직 차별 금지법이 고용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고,비정규직을 사회보험 제도에 편입시키지 않는 것 등은 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이 밖에 △고령 근로자의 퇴직 연령을 늦추거나 철폐하고 △퇴직금 제도를 조속히 없애며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서비스 부문 등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외국인 전문 기술 인력 유입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