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듯한 괴로움의 끝에서…

시인 강은교씨의 산문 선집 '어느 불면의 백작부인을 위하여'(이룸출판사)가 나왔다.

강씨는 1,2부에서 초등학생 시절부터 결혼 후 첫 아이를 가졌을 때까지의 일상에서 얻은 깨달음,죽음의 문턱에서 느꼈던 삶의 의지 등을 들려 준다.3,4부에서는 죽음에 대한 성찰과 자신을 정화해 나가는 순례자 의식,시에 대한 단상을 이야기한다.

산문 선집에 수록된 작품은 대부분 1970년대에 쓴 것들이다.

그는 "그 때가 아이의 죽음,투병 등으로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라며 "그 때 느끼고 괴로워했던 것들이 내 시작 활동의 근간이 됐다"고 말했다.특히 맨 뒤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시인으로서의 자세와 문학관 등이 잘 드러나 있다.

그는 '지배하는 틀을 깨는 문학'과 '이 시대 삶의 눈을 마련하는 문학'을 하라고 주문한다.

285쪽,9700원.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