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창조경영'] 삼성중공업 … 도크 부족에 "바다 위에서 배 만들자" 역발상

삼성중공업에 있어 창조경영은 제한된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 내는 것을 뜻한다.

삼성중공업은 경쟁업체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공법과 제품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이를 통해 점점 거세지는 중국의 추격을 물리치고 어떠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갖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의 창조경영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플로팅도크 공법이 가장 잘 설명해준다.

주문이 밀려들면서 배를 건조할 도크가 부족하자 '바다 위에서 배를 만들어보자'는 역발상으로 새 공법을 개발한 것.육상에서 만들어진 배의 조각(블록)을 해상에 마련된 바지선 위에서 조립한 뒤,배가 다 만들어지면 바지선을 가라앉혀 배를 띄우는 방법이다.회사 관계자는 "이를 통해 부지를 확장하지 않고도 15척 이상의 선박을 더 만들 수 있게 됐다"며 "하나의 창조적 아이디어로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선 위주의 수주 전략도 부족한 부지에 대한 고민에서 나왔다.

부지 확장 없이도 매출과 이익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더 비싸고 마진이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고난이 기술이 필요한 복합선박과 북극지방에 적합한 신개념 선박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05년 러시아 국영해운사로부터 수주한 7만t급 극지(極地) 운항용 쇄빙유조선이 대표적인 사례다.

쇄빙유조선은 얼음도 깨고 운유 운송도 가능한 선박으로 삼성중공업은 이 선박을 발빠르게 개발,세계 원유 매장량의 3분의 1과 가스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러시아권역 시장을 선점했다.삼성중공업은 또 LNG-FSRU 등 신개념 복합선박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가고 있다.

LNG-FSRU선은 육상에서 50Km 떨어진 해상에 설치하는 대규모 하역 및 보관설비로 LNG선이 LNG(액화천연가스)를 하역하고 돌아가면 FSRU는 이를 보관하다가 기화시켜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수요처에 공급한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30만㎥급 FSRU의 선형을 개발하고 현재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는 '선박의 꽃'이라고 불리는 크루즈선을 미래 전략 선종으로 지정하고 2010년을 전후해 크루즈선 건조에 착수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임직원의 이 같은 창조적 아이디어는 김징완 사장의 '열린 경영'에서 비롯됐다.김 사장은 "2010년 세계 초일류회사라는 비전달성의 해법은 창조경영에 있다"면서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