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미래다] 해외 항만ㆍ물류센터 투자 본격 나선다

1조5000억 규모 '국제물류투자펀드' 추진

베트남ㆍ러시아ㆍ이탈리아ㆍ인도 우선 고려베트남,러시아,이탈리아 등 해외 항만개발에 대한 우리나라 자본의 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외 물류사업 진출을 위한 '국제물류투자펀드' 조성이 본격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성된 펀드는 해외 항만과 물류센터,물류기업 인수 등에 집중투자된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산업은행은 최근 국제물류사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국제물류투자펀드' 설립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재 본격적인 투자개시를 앞두고 있는 이 국제물류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물류펀드 추진 현황

국제물류산업의 성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큰 만큼 공공ㆍ민간합동의 사모펀드 운용체계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국내 물류기업이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고 부채비율 증가 및 투자정보 부족 등으로 단독 진출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홍콩과 싱가포르 정부의 금융ㆍ세제 지원으로 해외항만 개발ㆍ운영에 적극 참여한 HPA와 PSA는 현재 세계 1,2위의 글로벌 터미널사로 성장한 선례도 있다.이에 따라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2월 펀드에 관련된 △금융시스템 △권역별 진출전략 △국제물류 정보 분석 체계 △투자협의체 구성 등을 포함하는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경제정책조정회의에 보고했다. 이어 올해는 100억원을 시작으로 펀드 조성 및 운영성관에 따라 출자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해수부는 지난 2월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 사업설명회를 개최하고 전 세계를 5대 권역으로 구분해 48개 투자 유망사업을 발굴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1단계 사업으로 중국 23개,인도 7개,동남아 7개,동유럽 6개,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 5개 등 총 48개 유망사업을 발굴했다. 종별로는 항만 15개,물류센터 22개,내륙ICD 6개,지분투자 5건 등이다.

해양부는 이어 국내 금융,물류,건설사 등에 국제물류 투자협의체 구성을 제의했고 총 77개 기업이 가입협약서(MOU)를 제출했다. 현재 금융기관과의 MOU가 지난 4월에 채결됐고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사모펀드 투자가 시작될 예정이다.

현재 세계 물류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국내 물류 기업의 해외진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해양부가 국내 물류기업을 실시한 투자 수요조사 결과를 보면 항만 32건(10조3000억원),물류센터 24건(8900억원),기업 인수합병(M&A) 5건(9조8000억원) 등 총 20조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물류시장 성장 규모는 2005년 6조달러에서 2010년 9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모펀드 어떻게 운영되나

국제물류투자펀드는 해외항만개발과 운영,해외물류센터개발,물류기업 M&A 등에 투자할 목적으로 조성된다. 은행,보험사,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사모펀드 형태로 모집된다. 해양부는 사모펀드가 불특정 다수의 일반인이 아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자본을 모집하기 때문에 대규모 자본을 모을 수 있고 신속한 투자 의사결정이 가능해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해외 물류 투자에 적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금모집 방식은 펀드투자기관과 출자약정(Capital Commitment)후 실제 투자집행시 자금을 납입하는 출자요청(Capital Call) 방식으로 운용된다.

해양부는 각 사모펀드별 조성 규모로 투자자 선호와 기관의 전문 분야 등을 고려해 최소 5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 이상의 복수 펀드를 설립해 전체 규모는 1조5000억원가량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조성된 펀드자금은 △해외항만개발투자 및 운영권 확보 △해외물류센터 및 물류단지 개발 및 운영 △물류기업 M&A 지원 △선박거래투자 등에 집중 투자된다. 출자자구성은 공공부문에서 총 3000억~5000억원 범위 내로 컨테이너공단,항만공사가 참여대상이다. 민간부분은 총 1조원 이상으로 펀드 조성 금융기관,연기금,손보험사,증권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이뤄진다.

투자기간은 해외 항만,물류센터 등 건설 기간이 4~5년임을 감안해 5년 이내에 전체 비용을 투자하며 물류 인프라 산업이 장기 운용되므로 펀드 존속기간은 최소 15년 내외로 설정된다. 한편,펀드 자산운용은 국내외 금융기관 단독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된다. 투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해외 항만은 베트남 붕타우와 러시아 자르비치,이탈리아 트리에스테,인도 콜롬보 등이다. 전병조 해양부 국제기획관은 "정부자금이 투입된 펀드가 해외항만을 개발할 경우 부산이나 광양항과 펀드가 개발한 항만과의 연계도 원활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