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6일자) 기업 환경개선 더 과감하게 추진해야

정부가 입지·환경규제 합리화 등 2단계 기업환경 개선대책을 내놨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하이닉스 이천공장의 구리공정 전환 허용 등 진일보한 내용들이 포함되는 등 지난 1단계 대책에 비해 좀 더 기업현장에 다가감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가 엿보인다.

이번에 발굴된 과제들은 대부분 기업인들과의 직접적인 접촉, 지자체 의견수렴 등을 거쳐 나온 것인 만큼 앞으로 중요한 건 정부가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제 때 해결하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 기존공장의 구리공정 전환 허용의 경우 보다 구체적인 처리방안을 환경부가 조속히 제시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투자계획에 더 이상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세계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 각종 법제를 선진화하겠다는 것도 한미 FTA 등을 감안할 때 늦출 수 없는 과제들이다. 정부가 국내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와 관련해 기존의 연료별, 차종별 농도 규제방식이 아닌, 캘리포니아의 이른바 평균 배출량 제도(FAS)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리고 당장 시행되는건 아니지만 도산법, 신탁제도 등 기업법제 선진화를 추진하겠다는 것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대책을 보며 몇가지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왜 좀 더 일찍 기업개선 환경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지 못했는가하는 점이다. 이번에 상수원보호를 위한 개별공장 입지규제 합리화라든지 수도권내 대기업 공장이전 허용 업종 확대 문제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정부가 뒤늦게 인식했지만 결국 차기정부로 넘어갔다. 진작 나섰더라면 기업활력을 되살리는데 적잖이 도움이 되었을게 분명하다.

또한 출자총액제한제, 금산분리, 기업지배구조 문제 등에 대한 정부의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없는 것도 아쉽다. 그외 중소·벤처투자 및 금융인프라 개선대책의 경우 벤처기업 합병절차 간소화 조치 등은 바람직하다고 보지만 산업은행의 1조원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펀드 조성 등은 또 다시 도덕적 해이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런 부분이고, 기업과세 합리화 대책들도 기업의 세부담 경감이라는 본질적인 부분은 비켜간 느낌이다.

기업환경 개선은 상시적, 지속적으로 추진될 때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앞으로 남은 기간이 별로 없지만 이번에 제시된 과제들만이라도 정부가 확실히 매듭지어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