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파업 20년 묵은때 씻는 기분…우리가 금속노조 총알받니냐"

현대車조합원, 불참지지 잇따라

"26일 아침 금속노조 산하 다른 업체들은 다들 파업을 하는데 현대차만 파업을 하지 않고 정상 출근하니 20년 줄파업의 해묵은 때를 한꺼번에 씻어내는 그런 기분이었다."(아이디; 늠보)25일 금속노조 현대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처럼 노조 집행부의 권역별 파업 계획 철회에 대한 환영과 찬사의 글들이 넘쳐났다.

아이디가 '힘내라'인 조합원은 "지부장의 큰 결단에 감사한다"면서 "이 덕분에 현대차 주식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성과급도 더 두둑하게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노조의 파업 철회 결정을 반겼다.

이번 파업 철회 결정은 반쪽에 불과한 만큼 완전히 철회돼야 한다는 여론도 드높았다.조합원 '함께해요'는 "이젠 현대차 하면 파업 이기주의란 수식어를 없애기 위해 정치파업 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기회에 파업 만능주의에 젖어있는 노조 대의원들부터 퇴출시켜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지난 21일 노조 대의원대회에서 400여명의 노조 대의원 중 단 한 명만 파업 철회를 요구한 데 대해 극도의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한 조합원은 "노조 간부들이 자신들 계파의 세력 확장을 위해 선량한 조합원들을 명분 없는 정치파업에 내몰고 있다"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 가면 조합원들에 의해 퇴출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노동전문가들은 "최근 현대차 내부에서 분출되는 조합원들의 정서는 20년 초강성 파업을 주도하며 지도부의 지침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경직된 노동운동 문화를 단숨에 개혁하는 거대한 반란과도 같다"면서 "이러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현대차 노조도 결국 변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