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담보대출 한도 20% 줄인다

이르면 7월부터 중소기업들이 은행에서 부동산 담보로 사업 자금을 빌릴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지금보다 20%가량 줄어든다.

또 사업자금 대출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금융감독 당국의 점검이 대폭 강화된다.금융감독위원회는 은행연합회와 함께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개인 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이 부동산 담보로 사업자금 대출을 받을 경우 대출 시점의 시세가 아닌 과거 2~3년간 평균 시세를 담보 가액으로 정하고 대출 한도를 결정한다.

예를 들어 2년 전 6억원,1년 전 8억원이었고 지금은 10억원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들은 현 시세 10억원의 80%(8억원)까지 대출해 주고 있다.하지만 앞으로는 3년 평균 시세인 8억원의 80%(6억4000만원)까지만 대출한다는 것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과거 시세 변동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겠지만 대출 가능 금액은 평균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이번 조치가 중소기업의 아파트 대출에 대해 담보인정비율(LTV) 한도를 사실상 축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현재 중소기업이 사업자금 용도로 아파트 담보 대출을 받을 경우 가계 주택담보 대출에 적용되는 LTV 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대신 은행들은 자체 규정에 따라 시가의 80%까지 대출 한도를 정하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 만큼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담보 가액을 과거 평균 시세로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금감위가 이처럼 중소기업 부동산담보 대출을 죄는 것은 올 들어 은행권의 외형 확대 경쟁 등에 따라 중기 대출이 급증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올 들어 은행권의 가계 대출은 3조9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중기 대출은 29조5000억원 급증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향후 경기 둔화와 부동산 경기 위축,금리 상승 때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들의 외형 경쟁에 따른 급격한 대출 증가와 생산·투자 등 기업 활동과 연결되지 않는 대출 증가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감위는 은행들이 중기 대출의 용도 외 유용 여부를 점검하는 대출 대상을 현재 5억원 이상에서 중소기업의 평균 대출 금액인 3억6000만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이와 함께 이달부터 중소기업 대출 동향의 점검 주기를 10일에서 1일로 단축하고 용도별·업종별 대출 동향과 연체 추이 등을 통해 대출 쏠림 현상과 부실 위험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