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의사' 케보키언, 영웅인가 살인마인가?

1990년부터 1998년까지 130여 명의 환자들을 안락사 시킨 '죽음의 의사' 또는 '신의 대행자'로 불리는 미국의 잭 케보키언 박사가 지난 6월 1일 가석방됐다. 석방 후에는 안락사와 관련된 자문이나 상담을 일체 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건 하에 가석방이 허락되었다.

케보키언 박사의 출소 소식에 미국 사회는 안락사 문제가 다시 쟁점화 되고 있다. 미국 언론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케보키언 박사에게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대부분 거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MBC 'W'제작진은 수 차례에 걸쳐 케보키언 박사에게 인터뷰 요청을 해 마침내 허락을 받아 인터뷰에 성공하였다.

◆죽음의 의사 케보키언을 만나다병리학자이던 케보키언은 98년 9월 미시간 주에서 루게릭 병을 앓고 있던 토마스 유크에게 치사량의 독극물을 주입하여 사망케 하였다. 이후 이 장면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미국 CBS 시사프로그램 '60분'을 통해 방영하였다. 이 방송으로 그는 2급 살인죄로 최소 10년, 최대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환자들의 안락사에 대해서 "단지 '죽어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고통 받고' 있었죠. 그게 중요한 겁니다. 환자 입장에서 무엇이 최선인가에 달린 문제입니다.그건 환자만이 말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 면허를 박탈당하고 징역형을 선고받았는데도 안락사 장면을 촬영해 방송하고 안락사를 쟁점화 시켰던 일들에 대해 조금의 후회도 없다고 말한다. 그가 안락사장면을 방송한 이유는 그가 옳다고 여기는 일들을 언제까지나 비밀로 할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다고 대답했다. 그뒤로 그는 승합차에서 호텔방 구석구석까지 그의 행적은 모두 경찰의 추격을 받았고, 그와 관련된 모든것들이 재판을 받게 되었다.


◆안락사 논쟁‥오레곤 주의 안락사 합법화 당시 가족의 안락사에 동의했던 유가족들은 현재 어떤 심정일까?

혹시 죄책감이나 후회는 없을까. 'w'취재팀은 루게릭 병으로 고통 받는 어머니의 안락사에 동의한 캐롤라인 포이니쉬와 전 부인을 안락사로 보낸 후 안락사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데릭 험프리씨를 만나 그들의 심정을 들어보았다.

캐롤라인부인은 "처음에는 확신이 안 섰어요. 죽는 것을 도와야 하나, 죽지 않으시도록 해야 하나. 아주 뾰족한 모서리 위에 선 것 같았고 어떤 방향을 취해야 할지 선택해야만 했죠."라고 말했다.이어서 부인을 안락사 시키는데 동의한 데릭 험프리씨는 "그녀(아내)는 통제권을 잃지 않고자 했어요. 아내는 언제까지 버틸 수는 없다는 것을 알 정도로 현명한 사람이었어요. 의사는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주었고 암은 다 이미 온몸에 다 퍼져있었어요"라고 말했다.

불치의 병으로 고통을 받거나 의료 기기에 의지해 목숨만 연명하며 힘들어 하는 환자와 유가족들은 품위있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는 반면 생명의 존엄성과 안락사 허용 후 오․남용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주장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안락사는 전세계적으로 스위스와 벨기에, 네덜란드가 의사의 도움 하에 환자들이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50개 주들 가운데 오레곤 주만 유일하게 이를 허용하고 있고 나머지 주들은 모두 불법화하고 있다.

오레곤주는 1994년 '품위있게 죽을 권리법'을 제정한 후 지금까지 300여명의 안락사가 시행 되오고 있다. 안락사시행후 여러가지 문제점들과 시행후 달라진점들, 그리고 케보키언 박사의 육성은 오는 29일(금) 밤 11시 55분 'W'에서 확인해볼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