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시장경제] '재산권'은 시장경제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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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재산권' 하면 가진 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재산권은 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기능을 한다.재산권은 제3자에게 이익을(손해를) 주지만 보상받지(배상하지) 못한 경우에 발생하는 이른바 외부 효과를 줄여 희소한 자원이 효율적으로 이용되도록 한다.
예를 들면 63빌딩의 수족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물을 지어야 하고 물고기도 사와야 하고 산소 공급 장치도 만들어야 하는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또 이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
완성된 수족관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유쾌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주인이 수족관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어 입장료를 받을 수 없거나 시장 가격 이하로 받아야 한다면 주인은 관람객들에게 이익을 주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느 누구도 수족관을 만들지 않을 것이며 잘 관리하지도 않을 것이다.반면 수족관을 만든 사람이 자신의 뜻대로 재산권을 행사하여 입장료를 제대로 받는다면 외부 효과는 없어지거나 줄어들고,주인은 수족관 건설과 유지에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관람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예전에 북미 대륙에 넓게 분포했던 들소의 수는 원주민 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원주민들은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의 고기와 가죽을 얻을 수 있었다.
즉,들소는 희소한 자원이 아니었다.그러나 유럽에서 모피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들소의 남획이 이루어졌고 그 개체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원주민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를 주었고,결국 이들은 들소의 멸종을 우려하게 되었다.
그래서 원주민들은 땅을 나누고 울타리를 치는 방법으로 재산권을 설정하였다.
원주민들은 서로에게 미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었으며,점점 더 희소해지는 들소라는 동물 자원을 예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재산권을 개인이 아닌 넓은 동네 단위로 설정함에 따라 결국 들소가 효율적으로 이용·관리되지는 못했지만.
경영자가 주주에게 미치는 외부 효과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생겨난 주식회사도 재산권이 진화한 산물이다.
초창기의 회사 형태는 합명회사로서 회사에 출자한 사람은 무한 책임을 졌다.
경영진이 회사 운영을 잘못하여 회사가 망했을 경우 주주들은 출자액은 물론 자기의 전 재산을 처분하여 회사의 부채를 갚아야 했다.
경영진의 잘못이 주주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컸으며,기업가는 자본을 조달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이러한 외부 효과를 줄이기 위해 다음으로 생겨난 회사가 무한책임 사원과 유한책임 사원이 함께 참여하는 합자회사이다.
무한책임 사원의 책임은 합명회사의 경우와 같지만 유한책임 사원은 회사가 망했을 경우 출자액만큼만 손해 보면 된다.
경영자가 주주들에게 미치는 외부 효과가 한결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역시 기업가는 자본을 조달하는 데 애로가 있었다.
그 결과 오늘날의 주식회사 형태로 발전했으며 모든 주주는 회사가 망했을 경우 출자금만 손해 보는 유한 책임을 진다.
또한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손해 볼 것으로 예상하는 주주는 어느 누구의 동의를 받을 필요 없이 언제든지 주식 시장에서 주식을 팔 수 있으므로 경영자의 잘못이 주주에게 미치는 피해를 한결 더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자본 조달도 더 용이해지고 투자 자금의 효율적인 이용이 더욱 더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편 모든 재산에 대한 재산권을 국가가 가진다면 개인의 자유는 없다.
언론 매체를 모두 국가가 소유한다면 언론의 자유가 없으리라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 내 것과 네 것의 구분이 없는 사회에는 정의도 없고 윤리·도덕도 없다.
더 나아가 사유재산권이 없는 데 따른 치명적인 사실은 교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므로 시장 교환을 통해 결정되는 가격을 알 수 없고,시장 가격을 알 수 없으니 어떤 상품이 얼마나 생산되어야 하며 또 어떻게 생산되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재산권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광범위한 기능을 한다.
물론 인류가 자원의 희소성을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다.그러나 사유재산권 제도는 그 어느 제도보다도 자원의 희소성 문제를 상대적으로 가장 잘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 신장과 도덕적 사회 구현에도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김영용 < 한경硏 초빙연구위원.전남대 교수 >
그러나 재산권은 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기능을 한다.재산권은 제3자에게 이익을(손해를) 주지만 보상받지(배상하지) 못한 경우에 발생하는 이른바 외부 효과를 줄여 희소한 자원이 효율적으로 이용되도록 한다.
예를 들면 63빌딩의 수족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건물을 지어야 하고 물고기도 사와야 하고 산소 공급 장치도 만들어야 하는 등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또 이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
완성된 수족관을 구경하는 사람들은 유쾌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주인이 수족관에 대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어 입장료를 받을 수 없거나 시장 가격 이하로 받아야 한다면 주인은 관람객들에게 이익을 주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느 누구도 수족관을 만들지 않을 것이며 잘 관리하지도 않을 것이다.반면 수족관을 만든 사람이 자신의 뜻대로 재산권을 행사하여 입장료를 제대로 받는다면 외부 효과는 없어지거나 줄어들고,주인은 수족관 건설과 유지에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여 관람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예전에 북미 대륙에 넓게 분포했던 들소의 수는 원주민 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원주민들은 언제든지 원하는 만큼의 고기와 가죽을 얻을 수 있었다.
즉,들소는 희소한 자원이 아니었다.그러나 유럽에서 모피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들소의 남획이 이루어졌고 그 개체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원주민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를 주었고,결국 이들은 들소의 멸종을 우려하게 되었다.
그래서 원주민들은 땅을 나누고 울타리를 치는 방법으로 재산권을 설정하였다.
원주민들은 서로에게 미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었으며,점점 더 희소해지는 들소라는 동물 자원을 예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물론 재산권을 개인이 아닌 넓은 동네 단위로 설정함에 따라 결국 들소가 효율적으로 이용·관리되지는 못했지만.
경영자가 주주에게 미치는 외부 효과를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생겨난 주식회사도 재산권이 진화한 산물이다.
초창기의 회사 형태는 합명회사로서 회사에 출자한 사람은 무한 책임을 졌다.
경영진이 회사 운영을 잘못하여 회사가 망했을 경우 주주들은 출자액은 물론 자기의 전 재산을 처분하여 회사의 부채를 갚아야 했다.
경영진의 잘못이 주주에게 미치는 피해가 매우 컸으며,기업가는 자본을 조달하는 데 커다란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이러한 외부 효과를 줄이기 위해 다음으로 생겨난 회사가 무한책임 사원과 유한책임 사원이 함께 참여하는 합자회사이다.
무한책임 사원의 책임은 합명회사의 경우와 같지만 유한책임 사원은 회사가 망했을 경우 출자액만큼만 손해 보면 된다.
경영자가 주주들에게 미치는 외부 효과가 한결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역시 기업가는 자본을 조달하는 데 애로가 있었다.
그 결과 오늘날의 주식회사 형태로 발전했으며 모든 주주는 회사가 망했을 경우 출자금만 손해 보는 유한 책임을 진다.
또한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손해 볼 것으로 예상하는 주주는 어느 누구의 동의를 받을 필요 없이 언제든지 주식 시장에서 주식을 팔 수 있으므로 경영자의 잘못이 주주에게 미치는 피해를 한결 더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자본 조달도 더 용이해지고 투자 자금의 효율적인 이용이 더욱 더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편 모든 재산에 대한 재산권을 국가가 가진다면 개인의 자유는 없다.
언론 매체를 모두 국가가 소유한다면 언론의 자유가 없으리라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 내 것과 네 것의 구분이 없는 사회에는 정의도 없고 윤리·도덕도 없다.
더 나아가 사유재산권이 없는 데 따른 치명적인 사실은 교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므로 시장 교환을 통해 결정되는 가격을 알 수 없고,시장 가격을 알 수 없으니 어떤 상품이 얼마나 생산되어야 하며 또 어떻게 생산되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재산권은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광범위한 기능을 한다.
물론 인류가 자원의 희소성을 완전히 극복할 수는 없다.그러나 사유재산권 제도는 그 어느 제도보다도 자원의 희소성 문제를 상대적으로 가장 잘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 신장과 도덕적 사회 구현에도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김영용 < 한경硏 초빙연구위원.전남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