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재발하나

동아제약이 보유 자사주를 활용해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경영권 분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보유 중인 자사주 74만8440주(7.45%)를 활용해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내달 2일 이사회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회사 측은 "지난 4월 국세청에서 통보받은 350억원의 과징금 납부 등과 관련해 자금 조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교환사채 발행 안건이 이사회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말부터 세무조사를 받아 지난 4월 국세청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자금 조달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교환사채 발행이 경영권 분쟁 재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강신호 회장과 강정석 부사장 등 현 경영진의 직접 보유 지분율이 7% 정도에 불과해 교환사채를 이용해 우호지분을 확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회사 관계자는 "경영권을 안정시킬 필요성이 있는 점도 교환사채 발행 추진의 한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 경영진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강 회장의 차남인 강문석 이사(수석무역 대표) 측과의 긴장관계도 높아지고 있다.자사주가 경영진에 우호적인 세력에 교환사채로 발행돼 의결권이 살아날 경우 지분 구도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제약업종 애널리스트는 "현재 우호세력을 감안한 양측의 지분이 비슷한 상황이어서 교환사채가 특정인에게 배정될 경우 균형이 무너지며 경영권 분쟁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강 이사 측은 "자금 조달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이사회에서 논의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광엽/김동윤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