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눈뜬 신세대 남성복 시장 키운다

오브제,오즈세컨 등 여성복 브랜드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유명한 ㈜오브제가 남성복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올 가을시즌이 시작되는 8월부터 미국 폴로랄프로렌의 남성복 라인인 '클럽모나코맨즈'를 들여와 백화점 매장 3~4곳에서 판매키로 한 것.캐주얼브랜드 '지오다노'도 8월부터 '지오다노힘'으로 남성복 전용 라인을 내놓기로 했다.

지난 3월부터 7개 매장에서 테스트 차원으로 남성 제품들을 내놓았는데,반응이 좋자 연내 백화점 유통망을 중심으로 23개점을 열기로 한 것.그동안 캐주얼 의류만 판매해온 이 회사가 캐릭터 정장의 남성복 시장에 뛰어드는 것 역시 처음이다.


◆남성복 라인이 몰려온다남성복 시장을 노크하는 유명 패션 브랜드는 오브제나 지오다노뿐이 아니다.

미국 브랜드 '띠어리'에서 여성복만을 들여왔던 제일모직도 올 가을시즌부터 남성복 라인인 '띠어리 맨'을 론칭해 매장을 운영한다.

이에 앞서 토종 여성복 브랜드 '지센'은 지난 1월 '지센옴므'라는 남성복 라인을 출시했다.로드숍이 주요 유통망인 '지센'은 현재 150여개 매장 중 40개 매장에서 '지센 옴므'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연내 매장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프랑스 잡화 브랜드인 '루이까또즈'도 내달부터 전국 52개 매장 중 8곳에서 남성 제품 라인인 '루이까또즈 옴므' 진열대를 확장시키기로 했다.

루이까또즈는 현재 남성 제품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액 중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지만,내년에는 20개 매장에서 남성 제품을 판매해 40%까지 매출 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다.이처럼 주요 패션브랜드들이 앞다퉈 남성복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건 20~30대 남성들이 예전과 달리 자기 몸 꾸미기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젊은 감성의 캐릭터 캐주얼·정장 브랜드들이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약 4조원 규모였던 남성 의류 브랜드 시장이 올해는 5조원가량으로 20% 가까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젊은 감각의 남성 캐릭터 브랜드 시장은 2007년 약 610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3%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루이까또즈의 김민정 상품기획 팀장은 "남성 고객의 패션 제품 소비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패션브랜드의 옴므라인 강화는 남성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패션시장의 방향"이라고 말했다.


◆명암 엇갈리는 남성복과 여성복 시장


남성복 시장이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여성복 업체들은 소비 양극화와 해외 브랜드 선호 현상 등으로 매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성복 '베스띠벨리''씨''비키'와 남성복 '지이크'를 판매하는 ㈜신원은 여성복의 올 1·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33%,5.25% 감소한 반면 남성복은 전년에 비해 각각 18.25%,16.11%나 급신장했다고 밝혔다.

코오롱패션의 남성복 '지오투'도 올 들어 5월 말까지 매출액이 322억원으로 전년보다 17% 늘었고,LG패션의 남성 캐릭터 정장 'TNGT'도 올 상반기(1월~6월15일) 매출이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신원 관계자는 "20~30대 남성들이 패션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며 "계속되는 증시 호황과 맞물려 여유 자금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실질 구매력이 상승한 것도 매출 증대에 기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