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여성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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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TV드라마는 방정식에 가깝다.
정해진 공식에 출연진과 배경만 바꿔 대입하는.아침드라마는 더하다.'남편의 외도,이혼,아줌마의 홀로서기를 위한 식당 개업(취업),재력가 구혼남 등장,자녀 양육권을 둘러싼 줄다리기,멋진남(주로 총각)과의 재혼 내지 사업 성공에 따른 독립'이 그것이다.
사는 게 드라마같으면 무슨 걱정이랴.그러나 연속극은 희망사항을 반영하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된 여성에게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아이 문제만 해도 그렇다.
드라마에선 제아무리 딴 여자에 눈이 먼 남편도 자식만은 제가 맡아서 기르겠다고 나서지만 현실에선 영 딴판이다.
'자녀 양육권을 가진 이혼자는 대개 혼인 파탄의 피해자'라는 한 결혼정보회사의 발표는 드라마와 현실의 괴리를 전해준다.남편의 외도로 이혼하는 경우 주로 여자쪽이 아이를 키우게 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여성가장의 삶은 가시밭길이기 일쑤다.
쳐다보는 눈길은 차갑고,일자리는 드물고,겨우 찾는다 해도 보수는 형편없다.여성가구주 비율이 20%에 이르는데 여성취업자 41%는 임시·일용직이라는 마당이다.
근로 여성가장 80% 이상이 임시·일용직이고,75%는 '월소득 82만원 이하'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힘없이 혼자 산다는 것 때문에 무시당하거나 '성희롱이나 성적 농담을 경험했다'는 사람도 많다.
여성의 관리·전문직 증가에 따른 '여풍 당당'의 이면에 숨은 아프고 절박한 현실이다.
잘못된 만남 혹은 배우자의 외도 내지 부당한 대우 등 갈라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을지 모른다.
참고 사느니 헤어진 다음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화려하게 성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계수치에서 보듯 세상은 냉정하다.
재력가는커녕 처지를 이해해줄 사람과 재혼하기도 쉽지 않다.
아이까지 받아들이려는 사람이 흔하지 않은 까닭이다.
이혼을 고려하는 이들은 물론 드라마에서처럼 결혼 없는 출산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번 잘 생각할 일이다.여성가장이 된 걸 후회하지 않도록.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정해진 공식에 출연진과 배경만 바꿔 대입하는.아침드라마는 더하다.'남편의 외도,이혼,아줌마의 홀로서기를 위한 식당 개업(취업),재력가 구혼남 등장,자녀 양육권을 둘러싼 줄다리기,멋진남(주로 총각)과의 재혼 내지 사업 성공에 따른 독립'이 그것이다.
사는 게 드라마같으면 무슨 걱정이랴.그러나 연속극은 희망사항을 반영하는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 된 여성에게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아이 문제만 해도 그렇다.
드라마에선 제아무리 딴 여자에 눈이 먼 남편도 자식만은 제가 맡아서 기르겠다고 나서지만 현실에선 영 딴판이다.
'자녀 양육권을 가진 이혼자는 대개 혼인 파탄의 피해자'라는 한 결혼정보회사의 발표는 드라마와 현실의 괴리를 전해준다.남편의 외도로 이혼하는 경우 주로 여자쪽이 아이를 키우게 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여성가장의 삶은 가시밭길이기 일쑤다.
쳐다보는 눈길은 차갑고,일자리는 드물고,겨우 찾는다 해도 보수는 형편없다.여성가구주 비율이 20%에 이르는데 여성취업자 41%는 임시·일용직이라는 마당이다.
근로 여성가장 80% 이상이 임시·일용직이고,75%는 '월소득 82만원 이하'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힘없이 혼자 산다는 것 때문에 무시당하거나 '성희롱이나 성적 농담을 경험했다'는 사람도 많다.
여성의 관리·전문직 증가에 따른 '여풍 당당'의 이면에 숨은 아프고 절박한 현실이다.
잘못된 만남 혹은 배우자의 외도 내지 부당한 대우 등 갈라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을지 모른다.
참고 사느니 헤어진 다음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해 화려하게 성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통계수치에서 보듯 세상은 냉정하다.
재력가는커녕 처지를 이해해줄 사람과 재혼하기도 쉽지 않다.
아이까지 받아들이려는 사람이 흔하지 않은 까닭이다.
이혼을 고려하는 이들은 물론 드라마에서처럼 결혼 없는 출산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번 잘 생각할 일이다.여성가장이 된 걸 후회하지 않도록.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