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LIFE-시니어 소비혁명] (5) 실버플래너, 유망직업으로 뜬다

정년퇴직 후 30년을 더 살아야 하는 '트리플 30'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퇴 설계 전문가,이른바 '실버 플래너'가 새로운 직업으로 등장했다.

생애 재무설계를 도와주는 파이낸셜 플래너(FP)가 주로 금전적 측면에서 미래를 설계해 준다면 실버 플래너는 행복한 노후 생활에 초점을 맞춰 삶의 가치를 담은 라이프 맵을 그려 주는 게 특징이다.재무적 측면 못지않게 웰빙과 웰다잉의 길을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 중심으로 노인복지관을 앞다퉈 설립하고 정부도 내년부터 노인 장기요양 보험제도를 도입하는 등 많은 예산을 노인 복지 부문에 투입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인생 2모작을 위해 도전할 만한 직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현재 실버 플래너 육성에 가장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단체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사단법인인 한국노인복지관협회다.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노인생애경력조언자(SLCA) 제도는 50세 이상 고학력자를 대상으로 은퇴자 생애설계 서비스 등을 교육하고 있다.

교육 대상은 공공기관 및 사회복지단체 관계자,고령 친화산업 및 금융회사 생애재무설계 종사자가 중심이다.

김종민 교육지원팀장은 "앞으로 16개 시·도별 전문인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이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한국노인복지관협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으로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전문가를 육성,향후 3년간 750명을 지역 노인복지회관에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노·노 교육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노인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 건강,대인관계,일자리 및 자원봉사,노후 설계,죽음 등 다섯 가지 영역을 중점적으로 다룬다.서경석 한국노인복지관협회장은 "시니어 층이 스스로 미래를 설계,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실버 플래너를 양성하는 주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참여 움직임도 활발하다.

건국대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은 은퇴설계 전문 컨설팅회사인 전&김 웰스펌 및 행복한 은퇴연구소와 공동으로 15주 코스의 강좌를 개설했다.

선두주자 격인 셈이다.

올 3월 1기 과정을 성공적으로 끝낸 데 이어 현재 4기 과정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서울사이버대학은 9월부터 온라인 과정으로 준비 중이며 경희대학교 사회교육원도 2학기부터 관련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일반 기업 및 공공기관들도 향후 5년 이내 은퇴를 앞둔 직원들을 위해 워크숍 형태의 은퇴설계 프로그램 운영을 신청하고 있어 은퇴설계 전문가의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고 전기보 전&김 웰스펌 대표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