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나선 은행 '외인부대' 키운다

'해외 진출'이 금융권 최대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은행들이 글로벌 영업강화를 위한 '외인부대'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마다 외국인 유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하는가 하면 해외점포의 현지인 채용도 늘려가는 추세다.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신한,기업은행이 이번 여름방학부터 우리나라 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인턴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대부분 중국 베트남 인도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 국내 은행들이 해외진출을 적극 모색하는 지역의 학생들이다.

외국인 유학생의 경우 현지 사정에 밝을 뿐 아니라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도 익숙한 '지한파'들이라 해외 진출 후 현지화 영업전략에 핵심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은행들의 판단이다.우리은행의 경우 중국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 기존 해외진출지역과 향후 진출 유망지역 출신의 유학생 10명을 뽑아 지난달 25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약 7주 일정으로 인턴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연수원에서 은행 비전과 금융인으로서의 기본 소양 등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받은 후 본부부서와 기업금융지점 등에 배치돼 실무경험을 쌓고 있다.

글로벌사업단에 배치돼 카지흐스탄 금융시장 조사업무를 돕고 있는 세릭바예바 자리빠(30·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대학원)씨는 "우리은행이 카자흐스탄에 진출한다면 현지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신한은행도 여름 방학 6주간 베트남 인도 등 15개국 40여명의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턴과정을 진행 중이다.

기업은행 역시 인도네시아,몽골,러시아,우즈베키스탄,베트남 등 신흥시장 5개국에서 1명씩 선발해,인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인턴뿐 아니라 현지인 채용과 이들에 대한 국내연수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국민은행은 작년 말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현지에서 12명의 지역전문가를 채용했다.

이들은 지금 서울 본부에서 해외진출 전략수립을 돕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해외 지점에서 현지채용한 직원 10여명에 대해 국내 연수를 실시했고 앞으로도 매년 진행할 예정이다.황록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단장은 "해외진출에 성공하려면 현지 네트워크와 우수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현재 3만5000명에 이르는 외국인 유학생등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