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구 기자의 맛따라 길따라] COOL~한 별미‥냉면.초계탕 어때요

더위를 가시게 할 '시원한 맛'을 원한다면 경기도 양평을 찾는 게 좋다.

양평은 '맛집' 선택의 폭이 넓을 뿐더러 '쿨(cool)한 맛집'도 많아 식도락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미사리에서 광주 방면으로 가다보면 왼편에 '강마을 다람쥐'(031-762-5574)가 나온다.

도토리묵으로 그 일대에서 엄청난 손님을 끌어모으는 곳이다.평일에도 번호 대기표를 받고 기다려야 할 정도다.

가게 앞 주차장이 협소해 주변에 별도 주차 공간까지 마련해놨다.

식당 뒤에 정원이 마련돼 있어 기다리는 동안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기 좋다.그래도 식사 시간을 피해 가는 것이 낫다.

메뉴는 도토리 냉면과 온면(6000원),도토리 묵사발과 묵밥(7000원) 등이 있다.

미끈거리는 묵이 오물오물 입 속에서 노니다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맛이 일품이다.묵과 함께 나오는 야채 재료나 양념 등이 어느 것 하나 튀지 않으면서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양평의 '쿨'(cool)한 맛으로는 '옥천 냉면'을 뺄 수 없다.

옥천냉면은 같은 물냉면이지만 평양냉면과는 약간 다르다.

육수를 만드는 데 돼지고기만을 사용하고 평양냉면처럼 동치미 국물을 가미하지 않는다.

면도 평양냉면보다 훨씬 더 굵고 탱탱하다.

전분을 많이 사용해 매우 쫄깃쫄깃하다.

옥천냉면은 돼지고기 편육과 완자를 함께 판다.

대부분은 편육이나 완자를 먹고 냉면을 추가한다.

옥천면에 있는 여러 곳의 냉면집 가운데 냉면은 '옥천면옥'(031-772-5187)이 괜찮고 편육이나 완자는 '옥천고읍냉면'(031-772-5302)이 잘한다.

양평에서 88번 국도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퇴촌 밀면'(031-767-9280) 집도 가볼 만하다.

밀면의 육수로 사용되는 동치미를 담은 항아리가 곳곳에 눈에 띈다.

오래 묵힌 백김치도 인기다.

초계탕도 여름철 더위를 씻어주는 '피서 음식'이다.

퇴촌에서 양평으로 넘어가는 양평군 강하면에 있는 '평양초계탕'(031-772-8229)이 널리 알려져 있다.

초계탕은 식초의 '초'와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자의 '계'를 합친 말이다.

식초와 겨자로 맛을 낸 육수에는 도토리묵 오이 배 양상추 적채 고추 대추 잣 등 각종 재료가 들어간다.

여기에 삶아서 기름을 쪽 뺀 닭고기를 잘게 찢어 넣는다.

나중에는 메밀국수 사리를 넣어 말아 먹는다.

딸려 나오는 시원한 얼음을 갈아 넣은 물김치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서늘해진다.

그 근처에 중화요리를 잘하는 '진영관'(031-774-8519)도 놓칠 수 없다.

성남에서 20년간 장사를 하다가 4년 전 이곳으로 옮겼다.

손님이 오면 자장면을 만들기 시작해 면발이 살아 있다.

겉은 푹신푹신하면서도 바삭함을 잃지 않는 탕수육도 훌륭하다.

소스랑 잘 어울린다.

화교들이 하는 오래된 중국집은 2대,3대로 내려가면서 맛의 편차가 있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아직 1대가 하고 있어 믿을 만하다.

야외에서 직접 요리를 해먹는 '셀프 바비큐'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한화리조트 내에 있는 '님프가든'(031-772-3811)의 'VIP 셀프바비큐' 등은 참나무 숯불 위에 등갈비 멧돼지구이 모듬소시지 등을 요리하면서 가족이나 연인과 흥겨운 시간을 보내도록 해준다.

조용한 곳에서 오붓하게 정갈한 음식을 먹고 싶다면 일본인 남편과 한국인 아내가 운영하며 일본식 코스요리를 내는 '사각하늘'(031-774-3670)과 한식 코스요리를 내는 '산당'(031-772-3959)을 찾아볼 만하다.

양평은 주로 당일치기로 다녀오지만 한화리조트(031-772-3811)나 주변 숙박시설에서 느긋하게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운치있겠다.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은 한화리조트 야외수영장이나 용문사 인근 중원계곡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다.

양평=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