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헌철 SK에너지 사장 "3년내 원유 7배럴 확보하겠다"

신헌철 SK에너지 사장이 2015년까지 세계 30위권 에너지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신 사장은 13일 서울 서린동 SK본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주회사인 SK㈜의 사업자회사로 새롭게 출범한 SK에너지의 향후 사업방향과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신 사장은 이날 "해외 자원개발사업 등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2010년까지 7억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고 하루 생산량을 7만배럴로 늘리겠다"며 "특히 2015년에는 10억배럴의 원유를 보유하고 하루 10만배럴의 생산 규모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면 현재 세계 70위권에서 30위권의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며 "아직 SK에너지는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는 정유·마케팅 부문에 치우쳐 있지만 2015년께는 영문 회사명에 'Oil&Gas'를 붙일 수 있는 진정한 에너지 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이 목표로 한 7억배럴 이상의 매장량은 우리나라 국민이 연간 사용하는 석유 소비량과 비슷한 규모다.

SK에너지는 현재 전 세계 14개국 25개 광구에 참여,5억1000만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생산량은 2만배럴 정도다.

신 사장은 이와 함께 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SK에너지 출범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설명했다.

그는 "역할 분담과 명확한 책임 규명이 이뤄질 것"이라며 "SK에너지는 이제 과거의 지주회사 역할이 없어졌기 때문에 에너지 사업에만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손잡고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 초대형 석유화학 공장을 설립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는 "최근 시노펙의 최고경영자(CEO)가 바뀌어 합작 논의가 정체되고 있지만 더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SK에너지는 지난 4월 2조원 이상을 투자,50만평 부지에 나프타분해공장(NCC)을 세우기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시노펙 측과 체결한 바 있다.

한편 신 사장은 최근 격화되고 있는 기름값 논란에 대해 "단기적인 처방은 의미가 없다"며 "정부,기업,국민들이 모두 지혜를 모아 진정으로 소비자들을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정부와 기업이 모두 고민하고 있는데 지금 감정적으로 조치를 했다가 6개월쯤 후에 다시 바꾸자고 하면 사회적인 비용이 많이 든다"며 "소비자들도 비싼 정유사와 주유소를 이용하지 않는 한편 넥타이를 풀고 실내 온도를 조금 높이는 등의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