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수마을의 절규 “죽었다 하면 '암'이야”

장수마을에 퍼진 괴담 "윗마을에서만 12명이 죽었어!"


장수마을로 이름났던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의 한 마을에 죽음의 괴담이 번지고 있다. 120여 가구 6백여명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에서 최근 10여년간 14명이 암으로 숨지고 10명은 현재 암과의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흔한 위암에서부터 뇌종양, 폐암, 직장암, 골수암, 담도암 등 마치 암병동을 연상시킬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암이 마을 사람들의 목숨을 하나하나 앗아갔고 이로 인한 죽음의 공포가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다. 취재팀의 손을 붙잡고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한 할아버지의 절규, 8순의 할머니와 20대의 손녀가 동시에 암에 걸려 고통을 받고 있는 이상한 장수마을, 그 마을에 불어닥친 암의 공포, 그 실상을 추적해 본다.


마을을 둘러싼 송전탑, 전자파가 원인?


"철탑을 세우고 나서 동네 여러 사람이 암으로 돌아가시니까, 예전에는 없었는데…" 주민들은 지난 1992년에 마을에 들어선 변전소와 송전탑의 선로에서 퍼져 나오는 전자파가 집단 암발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송전탑이 들어오고 난 뒤 4년째 되던 해부터 암환자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고 암 사망자와 환자들의 대부분이 송전탑 인근에 살고 있거나 근처의 농경지에서 평생 농사를 지어 왔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전측은 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전자파속에서 일하고 있는 변전소 직원들은 암은 커녕 건강하게 근무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측의 주장 그 진실은 무엇인가?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은? 전자파와 암의 관계는 아직 과학적으로 그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미완의 과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발표한 10년간의 분석결과에서 전자파에 장기노출된 어린이들의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2배로 높아진다는 일본과 미국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실험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진의 보고서는 강한 전자파에 장기 노출되면 종양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취재팀은 '전자파 실측'과 '수질독성검사', '토양분석', '일반수질검사' 등 각종 역학조사를 통해 암 발병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 봤다.


버리지 못하는 내고향…
"고향이 좋으니까. 뭐 여기를 뜰 줄 모르고..." 암 발병으로 인한 고통과 언제 암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도 주민들은 평생 나고 자란 고향을 지키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주민들의 불안과 고통을 속 시원히 해결해 줄 대안은 없는 것일까?

장수마을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18일 저녁 SBS 뉴스추적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