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가타 강진… 일주일간 여진 예고, 공포 확산

16일 오전 일본 니가타현 주에쓰와 나가노현 북부 지방에서 리히터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오후에도 강한 여진이 잇따라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일주일 정도 규모 5~6 정도의 여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각별한 주의를 촉구했다.니가타현은 2004년에도 강한 지진이 발생해 21명이 사망하고 2000여명이 부상했던 지역이라 주민들의 공포는 더욱 심하다.

가시와자키시 편의점 '로손' 직원인 와카쓰키 리테이씨는 "격렬한 흔들림이 20초 이상 지속돼 너무 무서웠다"며 "진동 때문에 정신을 잃을 뻔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가시와자키시 등의 주민 1만여명을 인근 안전지대로 대피시켰지만 주민들은 여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보도에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니가타현과 나가노현은 한국의 동해와 맞닿은 일본 중북부의 농·어촌 지역으로 도쿄에서 330km 떨어져 있다.

이 지역은 대형 산업시설이 적은 농·어촌 지역이어서 다행히 경제적 피해는 크지 않았으나 고령자들이 많아 인명 피해가 컸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들은 주로 70~80대 노인들로 무너진 자택 건물 더미에 깔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주민들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재빨리 대피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건물 더미나 낙하물 때문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시로 가옥 등 건물 수십채가 무너졌다.

니가타현 등의 3만5000여가구는 가스 공급이 끊겼다.니가타현에서만 오후 6시 현재 약 2만7000가구가 정전됐다.

인근 지역에서는 전화 통화는 물론 휴대폰을 통한 이메일 송·수신이 중단돼 주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다.

특히 진앙지에서 가까운 가시와자키에 있는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원자력 발전소 7기 모두 지진 직후 가동이 정지됐다.

2,3,4,7호기가 지진 직후 자동 정지됐으며 1,5,6기는 점검을 위해 회사 측이 가동을 중단시켰다.

특히 3호기의 옥외 변압기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소방대가 출동해 즉각 진화해 큰 피해는 없었다.

방사능 누출 위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근무 중인 사원 4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니가타와 나가노현 일부 지역의 공항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되기도 했다.

고속도로 등 일부 도로의 운행도 통제됐다.

여행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도쿄에서 니가타와 나가노를 연결하는 신칸센 운행도 일시 중단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고,산촌 마을을 연결하는 철도도 곳곳에서 운행이 중단되면서 벽촌 주민들의 발이 묶이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발생한 지진은 규모만으로는 1995년 1월 도시를 완파해 64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고베 대지진(규모 7.3)에 필적한다고 보도했다.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단층활동은 '역단층'으로 2004년 니가타현과 올 3월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지진과 같은 형태다.

도쿄=차병석 특파원/최인한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