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융자 재개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서비스를 다시 개시하고 있다. 주가 상승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과열 현상이 다시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18일 키움증권은 지난달 말 중단했던 신용융자 서비스를 지난 16일부터 재개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개인한도를 20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이고, 보증금율도 현금만 가능하도록 변경했다"고 말했다. 만기도 과거 최대 180일까지 가능했지만 90일로 단축했다. 키움증권의 신용잔고 규모는 지난 13일 기준 4125억원으로, 신용융자를 중단하기 전인 지난달 21일 7657억원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자기자본 대비 약 200%에 달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잔고 규모가 다시 급증할 경우 종목수를 줄이거나 증거금율을 높이는 방안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도 16일부터 신용융자 서비스를 재개했다. 역시 한도를 개인당 1억원으로 줄이고 신용융자 가능 종목을 1분기 1290개에서 990개로 대폭 축소했다. 현대증권 측은 "신용잔고가 다른 증권사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이 정도 수준에서 신용관리가 가능하다는 생각에 서비스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증권의 신용잔고는 약 5500억원(13일 기준)이며, 자기자본대비 36.6%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26일 융자 서비스를 전면중단했었으나 지점별로 다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점별로 한도가 달라 여유가 있는 지점은 오프라인에 한해 신용융자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달 증시 활황 속에 개인의 신용거래 잔고가 7조원에 육박하자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서비스를 제한했었다.
서비스를 재개한 증권사들은 "잔고가 많이 준데다 그간 규제에 따른 고객의 불만도 컸다"며 서비스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과열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