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았으면 다시 산다

외국인이 지난 16일 하루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만 6000억원 이상 순매도하는 등 외국인의 매도 수위가 높아지면서 한국 '엑소더스'(exodus)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의 이같은 대규모 매도는 단순한 차익실현일 뿐이며, 오히려 외국인의 이같은 매도에도 지수 상승 흐름을 지켜내면서 국내 증시가 탄탄한 수급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또 외국인의 매도 공세가 끝난 뒤에는 다시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6일 6511억원의 현물순매도와 6615계약 선물순매도 포지션을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최대이자 일간단위 역대 5위의 최대 현물 순매도에 해당한다.

이같은 외국인 매도 공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920원 밑으로 하락한 점, 글로벌 금리인상 추세에 따른 유동성 위축,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 증가 등이 꼽혔다.선현물 시장에서의 외국인 대규모 매물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며 16일 코스피는 장중 30P이상 하락하는 변동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수급의 키는 국내투자자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18일 "증시 수급의 키가 투신 등 국내 투자자로 넘어온 지 오래여서 외국인 매도에 맞설 수 있는 대항마는 이미 마련된 상태"라며 "앞으로 외국인 매도가 시장 이탈적인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 이상 국내 증시를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이 연구원은 "기관, 외국인, 개인의 3대 수급 주체가 수급의 제로섬 게임에서 모두 매수에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외국인이 한국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덧붙였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관련 펀드로의 자금유입세가 커지고 있어 외국인의 매도세는 차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세는 기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다시 돌아온다정성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는 글로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의 비중 조정, 그 이상의 의미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는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크며 향후 지속적으로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입되는 수급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주초 외국인은 전반적인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증권주를 매수했다"며 "이는 지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매수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는 일시적이라고 판단했다.

◆시장의 관심은 '기관'..외국인 매도를 이용하라

특히 지수가 하락하자마자 기관으로의 자금유입세가 커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지수하락을 기회로 삼으려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증거라고 이선엽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외국인 매도를 이용해 좋은 종목을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하며 "지수하락시 기관의 매수종목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매수 관점으로 대응하라"고 제시했다.

임정현 부국증권 연구원은 "투신권으로의 자금 유입이 매우 견조한만큼 시각의 전환이 불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임 연구원은 "조정이 있다면 머지 않을 2000P진입 시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기관선호 업종 및 종목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보유비중 확대의 호기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제시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