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보이즈' 음악감독 맡은 이준씨 "뮤지컬에 록.아카펠라까지 담고 싶어"

뮤지컬 '헤드윅'을 통해 록뮤지컬 전문 음악감독으로 떠오른 이준씨(39)가 뮤지컬에 가스펠과 아카펠라를 접목하며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그가 이번에 맡은 뮤지컬은 '펌프보이즈'.내달 4일부터 두달여 동안 공연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사운드가 강한 록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블루스와 끈적한 R&B,흥겨운 컨트리록과 고난도의 아카펠라까지 종횡무진으로 엮어낸다.타고난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무대에 직접 뛰어들기까지 한다.

"이번에는 제가 배우로도 출연하거든요.

하루에 네 시간도 채 자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이 바쁩니다."'펌프보이즈'는 미국의 한 주유소 청년들이 다양한 노래로 표현하는 인생예찬극.'헤드윅'에서 건반악기의 비중이 큰 원곡을 기타 중심의 강한 하드록으로 편곡해 관객을 열광시킨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섞어가며 배우들의 호흡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력한다.

"'펌프보이즈'에는 솔로곡이 거의 없고 배우들이 함께 부르는 곡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두 곡의 아카펠라는 출연진이 서로의 음에 기대 노래해야 하기 때문에 배우들 사이의 '신뢰'가 무척이나 중요해요.그래서 요즘은 음악지도뿐만 아니라 인생상담도 종종 합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록음악에 한정된 자신의 이미지를 벗고 싶어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뮤지컬 음악을 감독하려고 한다."요즘도 악기의 도움 없이 악보를 보고 노래할 수 있고,음을 들었을 때 악보에 적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시창청음'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