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14000돌파 … 실적·유동성 날개 달고 '高高'

뉴욕증시의 상승세가 눈부시다.

다우지수는 13,000선을 넘어선 지 불과 59거래일 만에 14,000선을 돌파했다.S&P500지수도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 등 악재는 잠시만 영향을 미치는 반면 호재는 강하고 길게 반영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호황과 탄탄한 기업실적,풍부한 유동성이 어우러진 결과다. 월가에서는 단기조정을 거치겠지만 장기적으론 상승국면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다우지수가 13,000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25일. 그 후 59거래일 만에 14,000을 돌파했다. 12,000에서 13,000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기간(126거래일)의 절반에 불과하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동반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쯤되면 단기급등에 따른 경계론이 나올만도 하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주택경기침체가 예상외로 길어져 올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한다"고 밝힌 마당이라 특히 그렇다. 그런데 어찌된 게 낙관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증시 주변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양호하기 때문이다. 우선 글로벌 경제가 호황이다. 지난 1분기 성장률이 0.7%에 그쳤던 미국 경제도 2분기 들어 회복세가 완연하다.

올 들어 뉴욕증시 상승의 발판이 됐던 기업실적도 여전히 좋다. 미국 500대 기업의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당초 4.4%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다. 대부분 기업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유동성의 힘'도 여전하다.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름세이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아직은 낮다. 엔캐리트레이드도 왕성하다. 그러다보니 유동성을 바탕으로한 기업 인수합병(M&A)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니 지금 장세를 '비이성적 과열'로 봐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푸르덴셜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존 프라빈은 "지금 장세는 탄탄한 경제와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단기조정은 거치겠지만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택경기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파문에 따른 신용경색우려는 증시에 뇌관과 같은 변수다.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과 이에 따른 금리인상 움직임은 유동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 주가가 대기업의 실적에 따라 하락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렇지만 이런 변수의 영향력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월가에서는 우세하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