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내 마르는'기적의 섬유'…中올림픽 대표팀이 입는다

벤텍스, 中리닝그룹에 5개종목 유니폼원단 공급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중국의 탁구 농구 다이빙 사격 기계체조 대표팀의 유니폼이 국내 벤처기업 벤텍스에서 개발한 섬유로 만들어진다. 1초 안에 땀을 바깥으로 배출할 수 있는 기술이 들어간 고기능성 섬유 원단인 '드라이존'이다.이 회사 고경찬 대표는 22일 중국 최대 스포츠용품 업체로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의 후원을 맡고 있는 리닝그룹과 이들 5개 종목의 대표선수용 유니폼 원단으로 드라이존을 공급하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공급 물량은 1차 200만달러 규모이며 향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점차 늘려 나가기로 했다고 고 대표는 설명했다.

리닝그룹은 그동안 이들 5개 종목의 중국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단용 원단 구매를 위한 국제 입찰을 진행해 왔다. 이 입찰에는 세계적인 기능성 섬유 기술을 가진 미국 D사와 일본 M사를 비롯해 10여개 업체가 참여,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고 대표는 "이번 계약은 기술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거대 시장인 중국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특히 드라이존은 무게가 면섬유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1초 이내에 땀을 배출하는 고속 건조 기능,자외선 99% 차단,탈취·항균 기능이 뛰어나 격렬한 스포츠 종목 원단으로 최적 조건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고 대표는 강조했다.

회사는 "드라이존은 단층으로 돼 있는 일반 원단과 달리 친수성이 다른 내층·중간층·외층 등 3중으로 설계돼 있어 외피와 내피 간에 강력한 수분 배출 압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벤텍스는 2004년 이 원단을 개발해 한국경제신문의 다산기술상을 수상했고 국내와 미국 일본 등 3개국 특허를 획득했다. 특히 최근에는 아니카 소렌스탐(골프)과,이치로(야구),박지성(축구) 등 유명 선수들이 드라이존으로 만든 유니폼이나 언더셔츠(유니폼 안에 입는 땀 흡수용 티셔츠)를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회사는 이번 공급 계약을 계기로 드라이존 원단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대표는 "중국에서 이들 국가대표 선수단의 시장 영향력 등을 감안할 때 향후 2~3년간 최소 1000만달러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닝그룹은 조만간 일반인들을 위한 드라이존 스포츠웨어도 생산해 현지 4100여개의 대리점을 통해 판매에 나설 계획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전했다.LA올림픽(1984년) 체조 3관왕인 리닝(李寧·54)이 1990년 설립한 리닝그룹은 한 해 매출이 3조원에 달해 나이키 아디다스 퓨마 아식스 등과 함께 세계 5대 스포츠용품 메이커로 꼽힌다.

벤텍스는 성균관대 섬유공학과 출신인 고 대표가 1999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연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고기능성 섬유 원단 분야에서만 53개의 특허 및 실용신안을 확보하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