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리는 인질협상] "우리 식구들을 제발…" 애타는 샘물교회

성남 샘물교회 협력봉사단이 피랍된 지 사흘째를 맞은 22일.동료 교인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예배를 보며 협력봉사단의 무사귀환을 기원했다.

교인들은 자신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정부의 인질 석방 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에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아프가니스탄 협력봉사단에 참가한 동료들의 피랍 소식에 연일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시피한 성남 샘물교회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무거운 발걸음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외신과 국내 언론이 시시각각 전하는 소식에 걱정과 희망이 교차하는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피랍된 협력봉사단을 걱정하는 마음에 이날 오전 예배를 갖기도 했다.하지만 피랍된 봉사단원의 안전을 위해 피랍가족대책위가 '함구령'을 내린 듯 모임의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같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20대 여성은 집회 분위기에 대해 "침통 그 자체였다"며 "교인들 모두 협력봉사단 동료들이 무사히 귀국하기를 바라는 오직 한가지 바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무장 탈레반 세력에 봉사단을 풀어줄 것을 호소하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하는 문제를 놓고 피랍가족대책위원회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결국 가족들은 협상 시한이 일단 연장됨에 따라 협상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호소문 발표는 하지 않은 채 이날 오후 3시40분쯤 가족들의 심경을 밝히는 기자회견만 열었다.

○…아랍권의 대표 방송인 알자지라방송이 피랍자 가족들의 인터뷰 내용을 오후 4시쯤 인터넷을 통해 내보냈다.

알자지라는 앞서 오후 1시부터 40여분 동안 샘물교회 주변 분당중학교 교정에서 피랍자 가족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알자지라방송 베이징특파원과 카메라기자는 이 인터뷰를 위해 21일 급하게 입국했으며,알자지라방송 측이 먼저 피랍자 가족들과의 인터뷰를 원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샘물교회 지역구 국회의원인 임태희 의원(분당을)이 이곳을 찾아 21일 교인들을 위로한 데 이어 22일 오전에는 이대엽 성남시장도 방문하는 등 각계각층의 위로가 잇따랐다.

한편 '샘물교회'라는 이름을 쓰는 다른 지역의 교회에도 피랍자들의 안전을 걱정하는 위로 메시지가 이어지기도 했다.이에 따라 샘물교회 이름을 쓰는 일부 교회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교회는 피랍자들이 다니는 성남 샘물교회와는 관련이 없는 곳"이라는 공지를 하기도 했다.

송종현/박민제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