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자 석방협상중 … 탈레반 "시한 24시간 연장"

한국인 23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무장단체와 아프가니스탄 정부 간에 석방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탈레반이 22일 협상 시한을 이날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에서 23일 오후 11시30분으로 하루 연장했다.

현지에 도착한 우리 정부 대표단은 이번 사태의 키를 쥐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접촉을 갖고 협조를 요청하는 등 인질의 안전 귀환을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AFP통신은 "탈레반의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이 한국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의 데드라인을 24시간 연장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의 이 같은 입장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측과 협상한 직후에 나온 것으로 인질 석방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탈레반은 "22일 오후 2시30분(한국시간 22일 오후 11시30분)까지 탈레반 전사 23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을 차례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했었다.

조중표 외교통상부 1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 협상단은 이날 오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도착,아프가니스탄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을 잇달아 면담해 협조를 요청했다.

조희용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재 무장단체 측과 몇몇 경로로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무장단체의 입장과 우리 입장을 서로 교감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도 협상 사실을 확인했다.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州)의 경찰 총수인 알리샤 아마드자이는 "부족 원로들과 종교 지도자들을 통해 탈레반 측과 대화를 시작했다"며 "좋은 결과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탈레반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피랍 한국인 23명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카불 남쪽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가즈니주 산악지대 7곳에 나뉘어 수용돼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인들이 가해를 당했거나 일부가 불행한 일을 당했다는 첩보나 정보를 접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