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에이션 부담?...여전히 매력적"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대세 상승기 밸류에이션 부담은 어쩔수 없이 안고가야하는 부담이며, 선진 증시와 비교할 땐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미국 증시도 대세 상승기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속도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빨랐다"면서 "일정 부분 버블을 형성하며 주가가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버블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실적이 실제로 개선됐다는 점이라면서, 실적 개선이 비교적 장기화되면서 성장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이러한 자신감이 투자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분명히 부담스러운 수준에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기업실적 전망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국내 기업들의 올해 주당순익(EPS)은 15.8%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과 2009년에도 각각 11%와 16% 늘어나면서 3년 평균 EPS 증가율이 14.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실적 악화의 주범이었던 IT와 자동차 등도 역시 연평균 15%와 1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높다고 평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변수도 있긴 하지만 신흥시장의 성장 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며 지난 2년간의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도 크다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해준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매력은 상당 부분 사라졌지만, 주가의 빠른 상승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실적 개선이 따라준다면 현재의 주가 수준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무디스가 국가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점 등에서 국내 증권시장의 벤치마크는 이머징이 아니라 선진국 시장이 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선진 시장과 비교할 경우엔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판단.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등을 통해 미국이나 호주의 금융 시스템을 따라갈 수 있고, 현재의 PER 13배에서 미국에 근접하는 15배에 도달할 때까지 매력이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펀드 보유비중이 높아지는 연령층이 많아지는 구조로 전화되고 있는 등 인구구성에 의한 지원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침체장이 도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