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한국 주가수준… 글로벌 시장 비해 싸고 기업이익 증가종목 유망

23일 코스피지수는 9.51포인트(0.48%) 오른 1993.05에 마감,지수 2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주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14배를 넘은 한국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이날 또다시 한 계단 높아졌다.한국 증시는 더이상 '싼 시장'이라는 평가가 통하지 않고 있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으로 업종이나 종목 선택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시장에 비해 저평가된 업종이나 성장성이 우수한 기업으로 압축해 투자할 것을 권했다.
◆전 세계 시장에 비해 싼 업종은

한국 증시 PER는 이미 프랑스나 영국을 제치고 선진국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 한국 증시는 2000년 이후 고점의 저항선 역할을 한 13배를 뚫고 14.1배를 기록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 증시의 저평가 매력도는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라고 주장했다.김성노 한누리증권 수석연구원도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보면 최근 외국인 매도는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매도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글로벌 시장 대비 저평가된 업종이 관심을 끌고 있다.


한누리증권이 한국 시장과 MSCI 전 세계 업종의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PER를 비교한 결과 글로벌 대비 저평가된 업종은 통신 은행 유틸리티 정보기술(IT) 등으로 나타났다.통신 은행 유틸리티는 적용 PER가 전 세계 업종 평균에 비해 30%가량 낮은 수준이며 IT는 17.73% 저평가돼 있다.

대표적 종목이 KT 신한지주 하나금융 한전 LG전자 등이다.

반면 기계 음식료 제약 운송 유통 증권업종은 상대적으로 높은 PER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기업에 투자하라

또 다른 전문가들은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을 선정,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EPS 증가는 기업이익 규모가 불어나는 추세에 있다는 것이고 ROE 증가는 경영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증권사 박주환 연구원은 "통계적으로 EPS와 ROE가 증가하는 기업들은 실적도 초과 달성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 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신증권이 2002년 12월 말을 시점으로 지난 2년과 향후 2년,즉 4년간 EPS와 ROE가 꾸준히 증가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시뮬레이션 투자를 한 결과 최근까지 코스피지수는 216.1% 상승했지만 이들 종목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는 842.5%나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대신증권은 2005∼2008년까지 4년 동안 매년 EPS와 ROE가 증가하는 기업으로 두산 한진중공업 효성 한샘 현대중공업 동양제철화학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테크윈 동양기전 풀무원 삼성엔지니어링 신도리코 KT&G SBS 지투알 현대오토넷 대우조선해양 동원F&B STX조선 LG생명과학 STX엔진 메리츠화재 미래에셋증권 등 27개 종목을 추천했다.

김태완/서정환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