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 없다더니 … 죽쑤는 속편 대작 게임들

영화나 게임에서도 속편은 '대박'이 보장되지 않는 모양이다.

속편 '대작게임'의 올 상반기 서비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려는 듯 인기 대작게임의 속편들이 대부분 전작들의 이름값도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게임업계에는 속칭 ‘대박게임’의 속편 제작 열풍이 불었다. 이같은 현상은 속편 제작이 전작의 성공으로 게임성과 흥행성이 일정부분 보장, 신작 게임이 가진 흥행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 또 전작의 ‘후광효과’는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게임 인지도를 올리기 쉬워 마케팅에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개발을 마치고 최근 서비스에 나선 속편들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라비티가 지난 5월말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이하 라그2)는 최근 이용자가 급감했다. 이 게임은 그라비티가 지난 3년동안 개발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한 대작. 전작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62개 국가에 수출돼 누적 회원수만 4000만명에 달하는 인기게임. 그러나 라그 2는 론칭 두달도 안돼 각종 게임순위 차트에서 하위권으로 추락 중이다.

'라그2'는 쏟아부은 마케팅비용만 30억원 규모다. 이에 반해 현재 동시접속자는 3000명 수준. 전작의 명성을 생각하면 초라한 기록이다.

업계는 서버관리 불안정, 빈약한 콘텐츠, 떨어지는 완성도 등이 게이머들의 외면을 부른 패착이라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속편은 전작의 인기를 업고 나오지만 전작과 같은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더 쉽게 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검증된 전편의 인기만 믿고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안일하게 대응하면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라비티는 조만간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개발 과정상 문제로 일정에 차질을 빚는 속편도 속출하고 있다. 조이온의 ‘거상2’는 공개일정을 앞두고 서비스가 좌초된 경우다.

거상2는 경제게임으로 인기를 끈 ‘거상’의 속편. 원인은 허술한 개발인력관리와 이로 인한 기술력 문제. 조이온 측은 거상2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 내년초 개발팀을 새로 꾸린다는 계획이다. 올초 화제를 모은 리니지1ㆍ2의 후속작인 ‘리니지3’도 핵심개발자 이탈로 난항을 겪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최근 공식석상에서 “리니지3의 기존 작업은 완전히 폐기하고 내년초부터 개발팀을 새로 꾸려 착수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