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자의 와인이야기] 와인 마신 후 두통 … 왜?

무수아황산은 와인이 오랜 기간 숙성하는 과정에서 오는 변질을 막아주는 중요한 성분이다.

다만 인공첨가물을 넣는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자연 그대로의 맛을 전달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마냥 환영 받는 성분도 될 수 없었다.그렇다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와인 소비자의 건강 차원에서 생각해 볼 때다.

SO2가 건강에 좋을까.대답은 간단하다.

건강에 좋지 않다.

천식환자들은 1ℓ당 1mg의 낮은 SO2섭취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이러한 이유로 어떤 의사들은 천식환자들에게 와인을 피해야 할 식품으로 권고하기도 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와인 양조에 사용된 SO2 양으로부터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규칙적으로 와인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의사의 전문적인 처방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와인의 SO2 양에 대한 허용 기준은 다양하다.

EU 나라들은 와인의 종류에 따라서 기준치가 다르다.

예를 들어 드라이 레드 와인은 리터당 160mg,스위트 화이트 와인은 300mg,귀부병의 스위트 와인은 약 400mg까지 허용한다.

호주는 드라이 와인의 경우 리터당 250mg,그리고 잔당이 리터당 35mg 이상,스위트 와인의 경우 리터당 350mg까지 허용한다.

미국은 호주와 비슷하다.

그러나 리터당 10mg의 SO2를 함유하는 모든 와인은 와인 라벨에 무수아황산 함유라고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리터당 10mg이라는 수치는 SO2 첨가 없이도 자연적인 발효로 인해 생성할 수 있는 함유량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한 성인의 일일 섭취 권장량(RDA:Recommended Daily Allowance)을 몸무게 1kg당 약 0.7mg으로 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체중이 70kg인 사람은 하루에 약 49mg의 SO2를 섭취할 수 있다는 뜻이다.

리터당 150mg의 SO2가 함유된 와인을 마실 때 반병(375ml)만 마셔도 56mg의 SO2를 마시게 된다.

이것은 WHO의 하루 권장량보다 많다.

이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마시고 얼굴이 붉어지거나 머리가 아플 때 SO2 탓을 하고 한다.

첨가된 화학 물질을 놓고 보면 SO2는 분명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와인 탓만이 아닐 수도 있다.

많은 음식들이 와인보다 더 많은 SO2를 지니고 있다.

특히 견과류가 그렇다.

견과류에는 1000pm의 SO2가 포함돼 있는데 이것은 와인이 함유하고 있는 SO2의 10배보다도 많은 양이다.

와인을 마시지 않더라도 SO2를 섭취할 상황이 얼마든지 있다.

그러니 와인을 음미하면서 너무 꺼림칙한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SO2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SO2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다소나마 사라지길 기대한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Corinne-Eom@ic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