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중이염 방치했다간… 뇌농양ㆍ청력소실 올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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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ㆍ소아때 쉽게 걸려
감기 후에 특히 조심을회사원 이모씨(55)는 평소 귀에서 물이 나와 면봉으로 닦아냈고 그 냄새가 심해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귀를 울리는 듯한 느낌이 고통스럽고 한 쪽 청력도 거의 상실했다.
전형적인 만성중이염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수술해도 재발한다는 생각에 증상이 심할 때만 약을 복용하고 좋아지면 치료를 중단하기를 반복했다.그러던 어느날 머리가 아프다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왔다.
뇌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한 쪽 귀 근처에 농양이 차 있는 것이 발견됐다.
지난 30여년간 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만성중이염이 뇌농양으로 번진 어처구니 없는 사례다.◆중이염 빨리 치료하라=박기현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중이염은 금방 좋아지지만 재발하기도 쉽다고 믿는 상당수 환자들이 치료를 게을리하고 있다"며 "조기에 나서면 얼마든지 치료 가능한 것을 고질병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환자가 만성중이염이 치료가 잘 안 된다고 믿는 이유 중 하나가 과거의 항생제 남용이다.
항생제로 금세 효과를 본 사람들이 체계적 치료를 등한시하다 점차 균의 내성만 키웠고 사소한 감기에도 중이염이 재발할 정도로 취약한 상태가 된 것.박 교수는 "오랜 방관으로 고질병을 자초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근본 원인이 남아 있거나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만성중이염은 균배양 검사를 통한 적절한 항생제 투여와 진행 정도에 따른 맞춤 수술로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중이염은 청력 소실 말고도 무서운 합병증을 내포하고 있다.
뇌농양은 의식 소실과 사망,안면신경염증은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는 마비 증상을 초래하고 심한 어지럼증과 청력 소실에 이를 수 있다.
중이염은 초기에 항생제만으로 낫지만 만성화하면 염증 범위에 맞는 수술을 시행한다.
염증으로 고막이 닳았다면 고막 재생수술,염증이 중이 및 뼛속까지 전이되면 뼈를 갈아내는 유양동삭개술을 시행한다.
이때 청력 개선을 위한 이소골성형술을 같이 시행하거나 6∼12개월 후에 따로 한다.
◆어린이 중이염 부모가 챙겨라=중이염은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하나 출생 후 3세 이전까지는 90%가량이 한 번 정도,이 중 약 60%는 세 번 이상을 겪을 정도로 유·소아기에 흔히 나타난다.
유소아의 경우 코와 연결된 이관(유스타키오관)이 넓고 짧으며 수평으로 이어져 있어 목감기나 코감기로 인해 생긴 염증이 이관을 통해 쉽게 귀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감기 등으로 급성 중이염에 걸린 경우에는 고열이 나고 심한 귀의 통증을 호소하는데 며칠 약물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자녀가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거나,TV를 너무 크게 듣거나,귀를 잡아당기며 우는 행동을 하면 삼출성 중이염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고막 안에 물이 찬다.
말을 배우는 3세 이전에 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난청이 오고 이로 인해 말을 배우지 못하거나 발음이 나빠질 수 있다.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점차 유착성 중이염,진주종성 중이염 등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약물치료와 환기관 삽입 수술 등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으나 소홀히 놔두면 차후 유양동삭개술을 시행해야만 나을 수 있고 내이의 손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름엔 물,겨울엔 감기를 조심하라=귀에 물이 들어가면 중이염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건강한 경우에는 귀에 물이 들어가도 중이 앞에 있는 고막이 막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고막이 터져 있거나 중이염으로 손상된 경우에는 이를 막지 못해 증상이 더욱 악화하게 마련이다.
중이염은 감기와 동반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 예방법의 하나다.
감기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중이염이 생겼다고 여기기 쉬우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이관을 통해 감기의 염증이 중이로 옮겨올 수 있다.
따라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감기 후에 귀고름 귀울림 청력감퇴가 생겼다면 중이염인지 귀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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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염 환자가 지켜야 할 수칙
1.밤에 갑자기 아이가 고열과 귀의 통증을 호소하면
물을 한 모금씩 삼키게 하거나 껌을 씹게 한다.
2.삼출성 중이염 어린이는 교실 앞자리에 앉힌다.
3.환기관 삽입술을 받은 어린이는 수영해도 좋으나
깊은 잠수를 금하고 귀마개를 쓰도록 한다.
4.약을 마음대로 먹었다 끊었다 하지 않는다.
5.귀에 넣는 약은 임의로 사용하지 않는다.
6.알레르기성 비염,비후성 비염,축농증은 같이 치료.
7.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8.귀에 물이 들어가면 손이나 면봉 등을 사용하지 말고 헤어 드라이어로 뜨겁지 않게 해서 말리는 것이 좋다.9.귀에서 고름 나오고 청력 감소,이명,어지럼증,두통 등을 동반하면 병원에서 빨리 진찰을 받는다.
10.중이염 수술 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다.
감기 후에 특히 조심을회사원 이모씨(55)는 평소 귀에서 물이 나와 면봉으로 닦아냈고 그 냄새가 심해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귀를 울리는 듯한 느낌이 고통스럽고 한 쪽 청력도 거의 상실했다.
전형적인 만성중이염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수술해도 재발한다는 생각에 증상이 심할 때만 약을 복용하고 좋아지면 치료를 중단하기를 반복했다.그러던 어느날 머리가 아프다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왔다.
뇌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한 쪽 귀 근처에 농양이 차 있는 것이 발견됐다.
지난 30여년간 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만성중이염이 뇌농양으로 번진 어처구니 없는 사례다.◆중이염 빨리 치료하라=박기현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중이염은 금방 좋아지지만 재발하기도 쉽다고 믿는 상당수 환자들이 치료를 게을리하고 있다"며 "조기에 나서면 얼마든지 치료 가능한 것을 고질병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환자가 만성중이염이 치료가 잘 안 된다고 믿는 이유 중 하나가 과거의 항생제 남용이다.
항생제로 금세 효과를 본 사람들이 체계적 치료를 등한시하다 점차 균의 내성만 키웠고 사소한 감기에도 중이염이 재발할 정도로 취약한 상태가 된 것.박 교수는 "오랜 방관으로 고질병을 자초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며 "근본 원인이 남아 있거나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만성중이염은 균배양 검사를 통한 적절한 항생제 투여와 진행 정도에 따른 맞춤 수술로 충분히 완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중이염은 청력 소실 말고도 무서운 합병증을 내포하고 있다.
뇌농양은 의식 소실과 사망,안면신경염증은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는 마비 증상을 초래하고 심한 어지럼증과 청력 소실에 이를 수 있다.
중이염은 초기에 항생제만으로 낫지만 만성화하면 염증 범위에 맞는 수술을 시행한다.
염증으로 고막이 닳았다면 고막 재생수술,염증이 중이 및 뼛속까지 전이되면 뼈를 갈아내는 유양동삭개술을 시행한다.
이때 청력 개선을 위한 이소골성형술을 같이 시행하거나 6∼12개월 후에 따로 한다.
◆어린이 중이염 부모가 챙겨라=중이염은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하나 출생 후 3세 이전까지는 90%가량이 한 번 정도,이 중 약 60%는 세 번 이상을 겪을 정도로 유·소아기에 흔히 나타난다.
유소아의 경우 코와 연결된 이관(유스타키오관)이 넓고 짧으며 수평으로 이어져 있어 목감기나 코감기로 인해 생긴 염증이 이관을 통해 쉽게 귀로 전파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감기 등으로 급성 중이염에 걸린 경우에는 고열이 나고 심한 귀의 통증을 호소하는데 며칠 약물치료를 받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하지만 자녀가 이름을 불러도 대답하지 않거나,TV를 너무 크게 듣거나,귀를 잡아당기며 우는 행동을 하면 삼출성 중이염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고막 안에 물이 찬다.
말을 배우는 3세 이전에 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난청이 오고 이로 인해 말을 배우지 못하거나 발음이 나빠질 수 있다.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점차 유착성 중이염,진주종성 중이염 등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약물치료와 환기관 삽입 수술 등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으나 소홀히 놔두면 차후 유양동삭개술을 시행해야만 나을 수 있고 내이의 손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름엔 물,겨울엔 감기를 조심하라=귀에 물이 들어가면 중이염에 걸린다는 말이 있다.
건강한 경우에는 귀에 물이 들어가도 중이 앞에 있는 고막이 막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고막이 터져 있거나 중이염으로 손상된 경우에는 이를 막지 못해 증상이 더욱 악화하게 마련이다.
중이염은 감기와 동반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 예방법의 하나다.
감기를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중이염이 생겼다고 여기기 쉬우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이관을 통해 감기의 염증이 중이로 옮겨올 수 있다.
따라서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은 감기 후에 귀고름 귀울림 청력감퇴가 생겼다면 중이염인지 귀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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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염 환자가 지켜야 할 수칙
1.밤에 갑자기 아이가 고열과 귀의 통증을 호소하면
물을 한 모금씩 삼키게 하거나 껌을 씹게 한다.
2.삼출성 중이염 어린이는 교실 앞자리에 앉힌다.
3.환기관 삽입술을 받은 어린이는 수영해도 좋으나
깊은 잠수를 금하고 귀마개를 쓰도록 한다.
4.약을 마음대로 먹었다 끊었다 하지 않는다.
5.귀에 넣는 약은 임의로 사용하지 않는다.
6.알레르기성 비염,비후성 비염,축농증은 같이 치료.
7.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8.귀에 물이 들어가면 손이나 면봉 등을 사용하지 말고 헤어 드라이어로 뜨겁지 않게 해서 말리는 것이 좋다.9.귀에서 고름 나오고 청력 감소,이명,어지럼증,두통 등을 동반하면 병원에서 빨리 진찰을 받는다.
10.중이염 수술 후에는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