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함께] 현장에서 만난 中企人 : 홍성대 일신랩 대표

"동결건조기 최고기업 될것…올 매출 130억원 달성 목표"

"식품 의약품의 생산과정에 필수적인 동결건조기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겠다."동결건조기 전문생산 업체인 일신랩 홍성대 대표(48)는 최근 갑작스런 수출주문을 받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실험실용 동결건조기만을 수출해왔는데 오스트리아의 다국적 동물의약품 제조기업인 바이오민사로부터 실험실용이 아닌 플랜트용 동결건조기 1대를 주문받은 것.총 계약금액은 21만7000유로에 불과하지만 플랜트용 수출 경험이 없는 일신랩으로서는 큰 사건이었다.

홍성대 대표는 "네덜란드 에이전트로부터 수주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국제 통화를 한 뒤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이번 계약은 설계에서부터 설치 시운전까지를 일괄키로 해 일신랩의 기술력을 높게 산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약도 예상외로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 6월25일 바이오민사 관계자 3명이 회사를 방문한 지 20일 만에 최종 계약까지 이뤄진 것.바이오민사 관계자들은 일신랩의 플랜트용 동결건조기가 설치된 삼양제넥스 일동제약 등을 둘러보고 공장의 생산라인을 꼼꼼히 챙긴 뒤 돌아가 계약과 함께 계약금까지 지급했다.홍 대표는 오는 10월 초 직접 현지를 방문해 설치와 시운전을 손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동결건조기는 시료를 영하 40도 이하로 냉동하여 진공상태에서 승화작용을 이용해 건조하는 기기로 기존의 자연건조기,열풍건조기와 달리 건조 전후에 나타나는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변형이 거의 없다.

때문에 제약회사나 식품회사 등에서 제품 및 원료 생산의 핵심장비로 사용된다.홍 대표는 "2002년부터 3년 넘게 직원들과 연구개발에 매달린 끝에 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며 "바쁠 땐 매주 3일 이상 퇴근도 않고 직원들과 연구실에서 밤을 지샜다"고 소개했다.

그는 "힘든 과정이었지만 불평불만 없이 따라준 직원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전량 수입해오던 이 제품을 자체 개발로 국산화를 함으로써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까지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에는 종근당 일동제약 경북해양바이오 등 20여개 제약회사 연구소 식품회사 등에서 이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실험실용 동결건조기를 5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달 중 중국의 한 업체와도 플랜트용 동결건조기 80만달러어치를 계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매년 매출액의 8%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성능이 향상된 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수출도 매년 늘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50% 성장한 130억원(수출 500만달러 포함)의 매출을 전망하고 있다.

또한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미국,두바이 등 해외에서 열리는 관련 전시회에도 매년 참가해 신규 바이어를 발굴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5년 이노비즈기업(기술혁신형중소기업)과 벤처기업 확인을 받았고 산업자원부로부터 지정받은 '세계 일류상품'(초저온냉장고)도 보유하고 있다.홍 대표는 "앞으로 동결건조기를 중심으로 식품 제약업체에서 필수적인 멸균 배양 농축 건조 포장 등 전·후처리 장비를 일괄생산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