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 연비 높인다…업계, 새 기준 적용키로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대형 자동차업체들이 자동차 평균 연비를 높이라는 미 의회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30일 포드 GM 도요타 등 9개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현재 미 의회에 제출돼 있는 연비 규정 강화 법안을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자동차업체들은 그동안 비용 상승 등의 이유를 들어 연비 규정 강화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연비란 자동차가 1ℓ 또는 1갤런당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자동차업체들이 이처럼 입장을 바꾼 이유는 지금의 법안을 받아들여 연비 관련 이슈를 잠재우는 게 반대 입장을 계속 고수하는 것보다 이익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내년 선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엔 현재 제출돼 있는 법안보다 더 높은 연비 수준을 요구하는 법안과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다.

현재 미 하원에 상정된 연비 규정 강화 법안은 민주당의 배런 힐 의원과 공화당의 리 테리 의원이 공동 발의한 것으로 2022년까지 승용차와 트럭의 연비를 각각 1갤런(약 3.8ℓ)당 35마일(약 56km)과 32마일(약 51km)로 높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적용되는 승용차와 트럭의 연비 규정은 각각 갤런당 27.5마일과 21.6마일이다.미 의회는 1990년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연비 규정을 강화하려고 시도했지만 매번 자동차업계의 반발에 막혀 무산됐다.

기름을 많이 먹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중화되면서 현재의 연비 규정도 맞추기 어려워졌다는 자동차업체들의 하소연이 먹힌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고유가로 대형 차량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데다 지구 온난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자동차업계의 입지가 약화돼 연비 규정 강화 법안이 힘을 얻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