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정은 비중 확대 기회" vs "주가 더 빠진다"

해외 유수의 투자 은행들 간에도 이번 글로벌 조정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단기 조정을 예상한 견해가 많았지만 심상찮은 하락세가 이어지자 점차 신중론으로 기울고 있는 상황이다.낙관론의 선두 주자는 UBS증권이다.

UBS는 1일 "이머징마켓 증시의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매력적"이라면서 "최근 약세는 주식 비중 확대의 기회"라고 주장했다.

한국 증시의 조정도 기업 가치 훼손이나 시중 유동성 축소와는 무관하기 때문에 매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장영우 UBS증권 대표는 "외국인 매물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 실적이나 유동성에는 이상이 없기 때문에 지금은 건강한 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계 다이와증권은 이번 조정의 저점을 1850으로 진단,주가 하락이 충분히 진행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이와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통해 한국과 대만 증시가 저평가된 상황이어서 추가 상승할 것이라며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놓았다."글로벌 경기가 새로운 확장기에 접어들고 있고 한국 증시는 이제 막 상승장의 초입기에 들어선 상태"라는 주장이다.

3분기에 코스피 지수는 1850~2200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1년 내에 28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강한 낙관론을 피력했다.하지만 사태의 전개가 심상찮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점차 세를 불리고 있다.

메릴린치가 신흥 증시의 추가 하락 주장을 이끌고 있다.

메릴린치는 "코스피 지수가 3월 이후 40%이상 급등하는 등 펀드 내 이머징마켓에 대한 비중이 커져 위험도 높아졌다"며 "브라질 터키 중국 대만 등을 중심으로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004년 이후 나타난 다섯 번의 이머징마켓 조정장을 분석해 보니 한 번 조정 때마다 평균 18거래일간 17% 정도 하락했다"며 추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모건스탠리도 신중론에 가세했다.

박찬익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한국전략보고서를 통해 "단기적으로 증시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고 조정 후 상승 여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글로벌 자본의 리스크 선호도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몇 개월은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이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뉴스에 따라 주가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내다봤다.이남우 메릴린치증권 대표는 "주가의 단기간 급등으로 한국 주식들이 더 이상 싸지 않은 점이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며 "당분간 실적호전주 위주의 방어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