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원 국민연금 운용] '계획따로 투자따로' 수익률 기대 밑돌아

국민연금기금이 당초 계획대로 운용되지 않아 수익률을 제대로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수료를 내고 기금을 위탁한 자산의 수익률은 직접 투자한 것보다 오히려 떨어지고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주식투자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실천 과정에서 차질을 빚는 등 기금운용 과정 곳곳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이는 한국경제신문이 2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mohw.go.kr/npfund.cafe)에 공개돼 있는 '2006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성과평가(안)'자료 내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계획대로 안해 수익률 6.03→5.91%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복지부 장관)는 2005년 5월27일 '2006년 기금운용지침'을 의결하면서 총 66조1725억원의 여유 자금을 △채권에 58조3537억원(86.7%) △주식에 5조8000억원(10.3%) △대체투자에 2조원(3.0%)씩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산 결과,실제 투자금액은 63조9367억원으로 당초 계획의 96.6%에 그쳤다.

특히 사모펀드(PEF)나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금은 계획의 72.6%인 8153억원에 불과했다.주상룡 기금운용평가단장(홍익대 금융보험학부)은 "기금의 2006년 수익률 5.91%(금융부문 기준)는 전략적 자산배분수익률 5.84%보다 0.07%포인트 높지만 자산군별 투자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수익률을 0.12%포인트 깎아먹었다"고 분석했다.

당초 계획대로만 자산을 배분했어도 수익률을 0.12%포인트 더 높여 6.03%로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수익률 떨어지는 위탁운용 왜 하나평가단은 이 밖에도 지난해 기금운용 과정에 상당한 문제점이 있었던 것으로 지적했다.

기금운용본부는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위해 외부 자산운용사에 전체 기금의 10.4%(2006년 말 기준)를 맡겼다.

그러나 채권과 주식 모두 위탁운용 수익률이 직접투자한 자산에 비해 떨어졌다.

주식의 경우 전체 투자금의 53.9%를 28개 회사가 나눠 맡고 있는데 평균 수익률이 3.66%로 직접투자(5.94%)한 것보다 2.28%포인트 낮았다.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의 위탁운용 수익률도 직접투자 실적에 비해 각각 0.07%포인트,0.61%포인트 떨어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주식의 경우 위탁운용사들이 주로 중소형주 위주로 투자하는데 지난해엔 상대적으로 대형주 위주로 상승해 성과가 다소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채권 위탁의 경우 수수료 비용을 감안하면 직접투자와 수익률이 비슷한 수준이고,해외 채권 분야는 아직 위탁운용 기간이 짧아 운용 성과를 평가하기 충분치 않다고 해명했다.

평가단은 그러나 "연금기금운용본부가 나름대로의 수익률 기준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벤치마크(BM)와 대비할 경우에도 국내 채권과 해외 채권 위탁운용 수익률이 각각 0.04%포인트,2.47%포인트씩 떨어진다"며 "위탁운용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꾸로 가는 주식·채권투자 비중

기금운용위는 당초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 비중은 늘리겠다고 했으나 2006년 기금운용 결과 비중이 오히려 반대로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2005년 채권 비중은 86.3%에서 86.7%로 올라가고 주식 비중은 12.4%에서 11.6%로 떨어진 것.복지부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당초 계획(5조8000억원)보다 17.1% 많은 6조7930억원을 투자했으나 분모인 전체 투자금액이 그보다 더 늘어나는 바람에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며 "2007년부터는 비중이 높아지도록 운용 지침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