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탈레반 곧 대면협상" … 미국,군사작전 가능성 배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정부는 탈레반 측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본격적인 접촉에 나섰다.

탈레반 측도 우리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어 협상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한·미 양국은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직접 대화하기를 원한다"며 "인질 16명의 건강이 좋지 않으며 이 가운데 여성 2명은 병세가 위중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아마디는 이어 "현재 인질들은 가즈니주에 없고 자불,칸다하르,헬만드주 등 여러 주에 나뉘어 있으며 자세한 위치는 공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우리 정부와 탈레반의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아마디는 "우리 대표단은 지금 한국 정부 협상단과 접촉하고 있고 회담이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아직도 회담을 위한 구체적 장소는 선택되지 않았다.

안전 문제를 고려해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장소를 밝힐 수 없다"고 강조했다.정부 당국자도 "탈레반 측과의 직·간접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제1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고 있는 필리핀 마닐라의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30여분간 회담한 뒤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둘 라힘 와르닥 아프간 국방부 장관도 이날 김장수 국방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군사작전 문제는 한국정부와 꼭 협의하겠다"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가즈니주에는 중무장 장갑차가 배치되기 시작하는 등 인질 구출작전이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잇달아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