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럭셔리] 순천향대병원 복강경탈장클리닉 … 수술 통증·흉터 거의 없어

연식 정구 선수인 이모씨(29)는 2∼3년 전부터 가끔씩 오른쪽 사타구니가 불룩해지는 탈장 증상이 생겼다.

큰 시합을 보름 정도 앞둔 어느 날 무리한 연습 탓인지 불룩 튀어나온 정도가 심해지고 원상태로 회복되는 시간이 길어졌다.묵직한 통증까지 생기자 불안한 마음에 순천향대병원 복강경탈장클리닉을 찾았다.

그는 "복강경 수술을 하면 당일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고 시합에도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다.

수술은 전신마취 상태에서 20여분 만에 끝이 났다.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했고 수술 흉터도 작아 당일 오후에 퇴원할 수 있었다.

흉터가 아무는 2∼3일 동안 주의한 것을 제외하면 이후 정상적인 연습이 가능했고 2주 후 탈없이 시합에 출전할 수 있었다.

탈장은 뱃속 장기(주로 소장)의 높은 압력을 복벽 근육이 견디지 못해 근육층의 터진 틈 사이로 장기가 불룩하게 삐져나오는 질환이다.무거운 짐을 나르는 육체 노동자,고된 훈련을 받는 운동 선수나 군인,천식 등으로 잦은 기침을 하는 환자,간경화 등으로 배에 복수가 찬 환자 등에게 쉽게 생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탈장수술은 벌어진 복벽 틈새를 실로 당겨 꿰매는 방법을 썼다.

이 수술법은 무리한 장력 탓에 환자의 고통이 심했다.봉합 부위가 터져 탈장이 재발하는 경우도 있었다.

고령 환자들은 근육 탄력이 약해 쉽게 찢어지기도 했다.

최소 2∼3일의 입원과 2개월가량의 안정이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씨가 받은 복강경 수술이 등장하면서 이 같은 문제가 거의 해결되고 있다.

치료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물막이 공사와 같이 복벽 안쪽에 인공막을 설치해 배안의 높은 압력을 인공막 전체로 분산시키는 것이다.허경열 순천향대병원 외과 교수는 "복강경 인공막 수술을 받은 800여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99%가 수술 후 24시간 이내에 퇴원이 가능했다"며 "고령환자,전문 운동선수,뚱뚱한 사람,양쪽 사타구니에 동시 탈장이 생긴 경우,재발한 경우 등에 더욱 좋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