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운임 사상최고 돌파

업계, 선박 확보. 사업비중 확대
철광석 석탄 등 건화물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업체들이 사상 최대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벌크선 시황을 대표하는 BDI지수(Baltic Dry Index·세계 26개 항로의 벌크화물 운임과 용선료 등을 종합한 건화물 운임지수)가 지난 2일(영국 런던 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7000포인트 고지에 올라섰기 때문이다.BDI지수는 2006년 이후 계속된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 증가세와 세계 주요국의 광물 및 곡물 수요 확대에 힘입어 2005년 8월 1747포인트로 추락한 지 2년 만에 500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중국의 석탄 수출 억제 정책에 따라 석탄 수입국들이 동남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등지로 수입선을 바꾸면서 운항거리가 길어진 것도 BDI지수 상승에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벌크선 수요가 폭증하면서 운임도 지난해에 비해 2~3배가량 상승한 상태다.16만5000t급 대형 벌크선을 활용해 브라질에서 일본으로 철광석을 수송할 때 운임은 하루 13만달러로 작년 평균(6만1000달러)보다 2배 이상 올랐으며,7만t급 선박으로 미국 동쪽 해안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곡물을 수송할 때 운임도 지난해 하루 1만8600달러에서 6만2000달러로 3배 이상 상승했다.

사상 최대 호황에 발맞춰 STX팬오션 대한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벌크선사들도 선박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1349억원)을 거둔 대한해운은 7000억원을 투입해 2010년까지 벌크선 12척,유조선 1척,가스운반선 1척을 확충키로 했다.STX팬오션도 올해만 10여척의 벌크선을 새로 발주했다.컨테이너선 위주의 해운 회사들도 벌크선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 5월 12년 만에 벌크선을 신규 발주하며 벌크선 부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새 배를 발주하기보다는 적극적인 용선을 통해 시장 수요에 대응키로 했다.STX팬오션 관계자는 "전 세계 원자재를 빨아들이는 중국의 블랙홀 현상이 2~3년간 지속될 전망인 만큼 벌크선 호황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BDI지수는 과거와 같은 롤러코스트식 등락 없이 5000~7000포인트 사이를 오가는 '슈퍼 사이클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