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후보 10名‥당신은 누구를?



2009년 상반기 발행될 고액권의 앞면을 장식할 인물은 과연 누가 될까.한국은행은 10만원권 5만원권 등 고액권의 초상인물 후보를 10명으로 압축해 7일 발표했다.

선정된 인물은 김구 김정희 신사임당 안창호 유관순 장보고 장영실 정약용 주시경 한용운(가나다순)이다.

누가 10만원권 후보이고,5만원권 후보인지는 구분없이 선정됐다.이들 10명의 후보는 이승일 한은 부총재를 의장으로 하는 화폐도안 자문위원회가 추천한 1차 후보 20명을 대상으로 6월 말~7월 초 일반국민 1000명에 대한 여론조사와 150명의 각계 전문가 의견조사를 거쳐 추려졌다.

유관순은 화폐도안 자문위원회가 추천한 1차 후보 20명에는 빠져 있었지만 여론조사 과정에서 선호도가 높아 10명의 후보에 포함됐다.

후보군을 살펴보면 시대적으로는 통일신라시대(장보고)부터 조선 초·중기(신사임당 정약용 장영실),근·현대(김구 한용운)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여성도 2명(신사임당 유관순) 포함돼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독립운동가 학자 과학자 장군 여성 예술가 등으로 분야별 대표성도 어느 정도 갖췄다.

기존 지폐의 인물도안이 세종대왕 이황 이이등 '이(李)씨 성을 가진 조선시대 남자' 일색이라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여러모로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평가다.그러나 일각에서는 한은이 이미 최종후보를 거의 확정해 놓고 사후에 제기될 비판을 의식해 '면피용'으로 여론검증 절차를 진행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10명의 후보 가운데 상당수는 고액권 인물초상으로 채택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아 사실상 '들러리' 후보라는 주장도 있다.

한은이 2004년 화폐 초상과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세종대왕과 함께 신사임당 김구 정약용 장영실 등이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그동안 고액권 초상인물로 가장 많이 거론됐던 인물은 백범 김구다.

한은도 한 때 10만원권에 백범의 초상을 쓰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0만원권에는 김구가,5만원권에는 여성 중 한 명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이날 낮부터 한은 홈페이지에 개설된 일반인들 대상 의견수렴 게시판에는 10명의 후보군에 들지 못한 광개토대왕이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왕용기 한은 발권국장은 "별도의 추천 인물 등을 포함해 접수된 의견들은 화폐도안 자문위원회의 검토 등을 통해 최종 초상인물 선정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은은 오는 21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www.bok.or.kr) 게시판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르면 다음달 말 최종 초상인물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