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發 금융위기] 해외펀드 마이너스 수익률 '비상'

자금유입 줄고 투자자 환매요청 늘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신용 경색으로 글로벌 증시가 하락하면서 해외펀드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지난 7월 초만 하더라도 하루 3000억원대에 달했던 해외펀드 자금 유입 규모가 최근 1000억원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저조한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도 증가하고 있다.

1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1개월을 기준으로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펀드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미국과 유럽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는 각각 -4.47%,-5.64%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신한BNP봉쥬르미국주식자(H)클래스A1'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5.33%를 나타냈다.

또 유럽시장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유로배당주식인덱스주식1'의 수익률도 -6.12%를 기록하고 있다.이들뿐만이 아니라 선진시장 비중이 높은 모든 펀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시장에 40%를 투자하는 글로벌 리츠펀드들은 올해 초 벌어놓은 수익을 다 까먹고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던 물펀드들도 대부분 -3%대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명품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자원에 투자하는 대체에너지 천연자원주식형 펀드 역시 -2∼-5%대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들 펀드는 대부분 선진시장에 상장된 기업에 투자한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촉발된 유동성 위축으로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펀드수익률이 악화됐다"며 "세계경제가 서서히 고금리시대로 이동하고 있어 선진시장의 펀드수익률은 당분간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해외펀드의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해외펀드로 들어오는 자금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7월 한 달 동안 해외주식형펀드는 6조3396억원 증가해 거래일 기준으로 하루평균 2881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그러나 지난 2일부터는 하루 순유입 금액이 1000억원대로 낮아지면서 국내 주식형펀드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갔다.김남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조절할 필요는 없지만 특정 지역에 치우친 자산 배분 구조를 가진 투자자라면 이를 바꾸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