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청바지 입은 사르코지 부시와 '햄버거 회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비공식 오찬 정상회담을 하면서 그동안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두 나라가 새로운 우호 협력의 물꼬를 트고 있다.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의 초청으로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 있는 부시 대통령 가족 별장에서 오찬을 겸한 비공식 정상회담을 했다.햄버거와 핫도그를 곁들인 이날 정상회담은 줄곧 우호적 분위기 속에 진행되면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던 양국 관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암시했다.

두 나라 정상들도 이번 회동에 대해 "양국 관계에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두 나라 관계를 복원하려는 사르코지의 대미(對美) 행보가 시작됐다"며 이번 만남의 의미를 부각했다.부시 대통령은 회담 전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란 문제를 포함해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해 가슴을 터놓고 솔직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나는 (사르코지 대통령을) 친구로서 가족과 함께 만나기를 고대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르코지 대통령도 적극 화답하고 나섰다.

비공식 오찬 분위기에 맞춰 청바지 차림을 하고 나온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동안 냉각됐던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듯 "미국을 친구로 그리고 세계에 민주주의를 전파하려는 국가로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과의 입장 차이와 관련해선 "모든 것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며 "가족 간에도 의견 일치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오는 9월23일부터 26일까지 다시 미국을 방문,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10월 말에는 워싱턴을 공식 방문,부시 대통령과 재차 정상회담을 갖는다.전문가들은 이처럼 줄줄이 이어지는 사르코지의 미국 방문으로 자크 시라크 전임 대통령 당시 티격태격했던 양국 관계가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