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신고 감면 혜택 담합강요 업체는 배제"

11월부터 담합을 강요하거나,담합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다른 사업자를 협박한 기업은 담합 사실을 자진 신고하더라도 과징금이나 고발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또 담합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과징금 부과 한도가 바뀐다.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자진 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 제도)와 과징금 부과 한도 기준 등을 개정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13일자로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정위는 앞으로 '담합 강요 기업'에는 자진 신고 감면 혜택을 주지 않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여기서 말하는 '강요'란 '담합에 가담하지 않거나 중간에 빠지려는 기업에 대해 출혈공세를 펴겠다는 위협을 가하는 방식 등으로 협박을 한 경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현행 법령에 따르면 담합 강요 여부에 관계없이 첫 번째로 자진 신고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무조건 과징금을 100% 면제해주고 있는데,이로 인해 담합을 강요했던 업체들은 자진 신고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징금 부과를 면제받는 반면 수동적으로 참여한 업체들은 과징금을 부과받는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공정위는 당초 담합을 강요한 기업 이외에 '담합을 주도한 기업'까지 감면 혜택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주도 여부를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최종안에서 뺐다.

그러면서 현행 30%로 정해져 있는 두 번째 자진 신고자에 대한 과징금 감경 비율은 50%로 상향 조정해 혜택을 확대했다.공정위는 또 '직전 3개 사업연도 평균매출액'에 행위 유형에 따라 일정 비율을 곱해 산정하도록 돼 있는 과징금 부과 한도를 '법 위반 행위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계산하기로 했다.

'3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없어짐에 따라 담합 기간이 길어질수록 과징금을 더 많이 부과받게 된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되는 피인수 회사의 자산 규모 기준을 현행 3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올렸다.그러나 인수회사 자산 규모 기준은 1000억원으로 종전 그대로다.

해외 기업 간 결합 때도 같은 기준이 적용돼 국내 매출액이 100억원이 넘는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할 경우 공정위에 신고해야 한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