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밝힌 LED, 형광등 밀어낸다...눈부심 없고 전력소모 적어

지난달 2일 문을 연 경기도 안산시 와동 동사무소 신청사 1층 민원실. 실내 천장에 일정한 간격으로 붙어 있는 직사각형 모양의 백색 평판들이 70평 남짓한 내부를 환하게 비춘다.

이 평판들은 벤처기업인 화우테크놀러지가 실내용으로 개발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인 '루미시트 램프'. 관공서에서 실내를 비추는 주(主) 조명으로 형광등 대신 LED가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 동사무소 에너지 담당 직원인 김선영씨는 "LED는 기존 광원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고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나 도입을 건의했다"며 "일반 형광등에 비해 조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눈부심 현상이 적어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빛의 혁명'으로 불리는 LED가 형광등이나 전구를 대체하는 실내 조명으로 잇따라 채택되고 있다. 실외등이나 전광판,차량용 등으로 쓰이는 LED 조명이 본격적인 생활 조명 영역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화우테크놀러지(대표 유영호),케이디티(대표 고영욱),우영(대표 박기점) 등 LED 조명장치를 자체 개발한 업체들이 최근 관공서나 병원 아파트 등의 실내 조명으로 제품을 설치했거나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소재와 고효율,장수명 등의 장점을 가진 LED는 일찌감치 '차세대 실내조명'으로 꼽혀 왔으나 형광등 등 기존 광원에 비해 조도가 낮고 색상 구현력이 떨어지는 데다 가격이 비싼 점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이들 중소업체는 빛을 균일하게 퍼지게 하는 도광판(화우테크놀러지)이나 색상 구현력을 높이는 특수 필름(케이디티) 등 자체 개발한 특허기술을 적용해 LED의 단점을 보완한 조명장치를 개발,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고영욱 케이디티 대표는 "아직까지는 고급 빌라나 차별화를 꾀하는 건설사의 신축 아파트,에너지 절감 의지가 높은 관공서 등으로 LED 조명 수요가 한정돼 있으나 칩 성능이 향상되고 KS 규격 등 표준이 마련되면 일반 소비자 시장까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우테크놀러지는 올초 내놓은 '루미시트 램프'를 지난 5월 용인 엠플러스 정형외과(100세트)에 첫 공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와동 동사무소 민원실,인천 국제여객터미널 홍보관에 각각 32세트와 22세트를 설치했다.또 화성시 교육청 등 일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케이디티는 지난해 말 선보인 LED 조명인 '고도'를 현대건설 금호건설 등의 신축 아파트 모델하우스 7곳에 올 들어 잇따라 설치한 데 이어 이들 회사와 대량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11월 현대건설의 대구 월배동 아파트에 공부방용 300세트,12월에는 금호건설의 성수동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실용 1000세트를 각각 공급한다. 또 현대건설이 서울 성수동과 용인시 상현동에 건설 중인 아파트에 내년과 2009년 각각 거실용으로 550세트와 360세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영도 최근 자체 개발한 LED 조명을 대한주택공사의 파주 운정신도시 주상복합빌딩 모델하우스에 설치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 수요에 부응하는 초슬림형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