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 전원마을' 9월 입주

농림부가 4년 전부터 추진해왔던 '전원마을 사업'이 다음 달 첫 결실을 맺는다.

15일 농림부와 전남 담양군에 따르면 담양군 수북면 궁산리에 계획됐던 전원마을이 이달 말까지 공사를 마치고 9월부터 집들이가 가능하게 됐다.2004년 개발에 착수한 궁산마을은 전체 20가구 규모의 작은 마을로 작년 8월 기반시설을 마무리하고 땅주인들이 각자 주택을 지어왔다.

다음 달 두 가구가 지어지는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준공될 예정이다.

현재 조성 중인 70여개 전원마을 가운데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담양군청 관계자는 "연내에 10가구가 완공될 예정이고 나머지 10가구도 내년 상반기까지 착공돼 연말까지는 모두 입주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부의 전원마을 사업은 도시 사람들의 농촌 이주 지원 차원에서 계획된 사업이다.

이로써 도시 주민들이 농촌 거주를 선택할 경우 주택 신축에 따른 부지조성 여건을 마련해 주고 전기·도로 등 기반시설 조성 비용까지 지원해 준다.농림부는 모두 2880억원의 예산을 투입,전국에 300개의 전원마을을 조성할 예정이다.

궁산마을의 경우 1만4235㎡(4206평) 규모로 12억6100만원을 지원받았다.

가구당 6300만원 정도 지원된 셈이다.작년 10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전원마을 페스티벌에는 4일간 4만3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기반시설공사를 끝내고 착공에 들어간 전원마을은 궁산마을 외에도 2곳이 더 있다.

전북 진안군 동향면 학선리와 경남 남해군 이동면 용소리 등이다.

'아메리칸 빌리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용소리는 미국 영주권을 가진 사람들만을 상대로 분양했다.

남해군청 관계자는 "아메리칸 빌리지를 성공리에 분양하고 또 다른 전원마을 2곳도 추가로 개발할 예정"이라며 "벌써부터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 기반시설을 공사 중인 단지는 경북 예천군 보문면 오암리 등 12곳이다.

이 중에 9곳이 분양을 마쳤고,예천 오암,충주 영죽,제천 도화리 등은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전원마을 사업 모두가 매끄러운 진행 상황을 보이고 있지는 않다.

일부 전원마을은 개점휴업 상태다.

땅 확보에 차질을 빚거나 복잡한 절차 때문에 사업이 지지부진한 곳도 나오고 있다.

전남 보성에서는 인근에 화석알이 출토돼 마을 위치 재선정에 들어갔고,매각에 합의했던 땅주인이 갑자기 땅값을 올리는 등 다양한 문제에 부닥쳐 사업이 정지된 상태에 있는 곳도 상당수에 이른다.

복잡한 사업 절차도 문제다.

전원마을에 입주하기까지 4~5년이 소요돼 아파트 청약에 익숙한 도시민들이 오랜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한 전원마을 관계자는 "기본계획 수립에만 1년 이상 걸리는 바람에 웬만한 사람은 버티기 힘들어 한다"며 "정부부처 간 협조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사업 절차를 정확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보수적인 규정 해석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것도 문제다.농림부 관계자는 "사업초기여서 일부 시행착오가 있었던 데다 투기방지 등에 많은 신경을 쓰다보니 추진 속도가 더딘 것이 사실"이라며"하반기엔 절차 간소화를 위한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해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