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 … 원 · 달러 13원80전 ↑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 등으로 환율이 폭등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무려 23원31전이나 폭등,100엔당 814원44전에 마감됐다.이날 원·엔 환율의 상승폭은 2000년 4월17일(26원29전 상승) 이후 7년4개월 만에 가장 큰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13원80전 오른 946원30전에 마감,지난 3월8일(947원80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하락했던 원화 환율이 기조적인 상승세로 반전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반등폭이 컸다.이 같은 현상은 엔캐리 트레이드의 주요 투자 대상국으로 분류되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뉴질랜드달러 환율은 6일 연속 상승(통화가치 하락)하면서 2년 만에 최장 기간의 상승세를 보였다.

호주달러 환율도 4일 연속 올랐다.서브프라임 문제가 부각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하면 미국 달러화 대비 뉴질랜드달러 환율은 7.19%,호주달러 환율은 3.64% 급등했다.

원화 환율이 최근 급등하는 또 다른 이유는 외환시장에 달러화 수요가 넘쳐나는 반면 원화 수요는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이 밖에 정부와 한은의 외화차입 규제 움직임,경상수지 적자 가능성,환율 상승을 예상하는 투기적 달러화 수요 가세 등이 환율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시장 안정에 나설 때까지는 원화환율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자금 시장에선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가 각각 0.06%포인트 떨어졌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