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 · 김지나씨 17일 오전 귀국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됐다가 석방된 김경자(37),김지나(32)씨가 17일 오전 11시55분 아시아나 항공 OZ768편으로 귀국한다고 외교통상부가 16일 밝혔다.

두 사람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분당의 국군 수도통합병원에 입원해 정밀 건강검진과 함께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지난 13일부터 아프간 바그람기지 내 동의부대에 머물며 건강검진과 휴식을 취하던 두 사람은 16일 동의부대를 출발해 귀국길에 올랐다.

두 사람은 바그람기지에서 카불로 이동,인도의 델리를 거쳐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해 신촌의 S병원 등에서 정밀검진과 치료 등을 실시할 것을 검토했으나 언론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판단,국군수도병원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국군수도병원은 대령급 장교가 이용하는 병실 1개에 두 사람을 입원시킬 예정이다.

한편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16일 닷새 만에 열린 한국 측과 탈레반의 대면협상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아마디는 이날 대면협상을 마친 뒤 연합뉴스와 간접통화에서 "오늘 오후 7시께(한국시각 오후 11시30분) 대면협상을 마쳤다"며 "별다른 성과는 없었으며 토요일(18일) 오전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아마디는 협상 내용에 대해 "우리는 한국 측에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요구했으나 한국 측이 '우리는 석방 권한이 없다'고 주장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간 두 차례의 대면협상은 5∼6시간이 걸리는 '마라톤' 접촉이었던 데 비해 이날은 4시간 정도로 비교적 빠르게 끝났다.

양측의 중개인 역할을 하는 부족 원로 하지 자히르씨는 외신과의 통화에서 "탈레반은 한국 측에 8명이 아니더라도 석방을 원하는 인질의 수를 제시해 달라면서 같은 수의 수감자 석방을 요구했다"고 말했다.자히르씨는 "한국 측이 탈레반의 석방 요구안을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하루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이 때문에 다음 대면협상은 18일 열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 측 협상 대표와 같은 차(적신월사 차량)를 타고 귀가했다는 자히르씨는 "협상 대표 2명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상당히 밝고 만족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